‘리어왕(King Lear)’에서 진실한 사랑을 배우자
‘리어왕(King Lear)’에서 진실한 사랑을 배우자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11.02 16:06
  • 호수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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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주 충남해양과학고등학교 교장

‘리어왕(King Lear)’은 셰익스피어(Shakespeare)의 4대 비극 중 가장 상위 모방(high-mimetic) 작품으로 여겨진다. 이 작품 속에서 노왕(老王) 리어왕은 세딸들에게 자신에 대해 얼마나 사랑하는지 직접 물어 본다.

큰 딸 거너릴(Goneril)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리어왕 사랑한다 말한다. 그녀에게 있어 아버지는 애인보다 더 소중하며 생명과 자유보다도 더 귀중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거너릴은 실제로는 가식적이고 욕심이 많은 공주로 아버지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둘째 딸 리건(Regan)은 언니인 거너릴보다도 훨씬 더 아버지 리어왕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세상 모든 일들은 아버지를 사랑하는 즐거움에 비하면 모든 기쁨이 모두 죽어버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선언을 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리건도 언니 거너릴과 마찬가지로 불성실하고 아버지를 배신하고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공주이다.

셋째 딸 코델리아(Cordelia)는 자신의 의무에 따라서 리어왕을 사랑하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솔직한 대답을 한다. 그리고 지금은 부친을 사랑하지만 결혼을 하게 된다면 지금처럼 부친을 사랑하지 못하고 결혼상대자인 남편에게도 자신의 사랑의 일부를 주어야 한다고 솔직히 답을 한다. 위선과 거짓이 없는 대답을 한 것이고 마음속에 느끼는 진실한 사랑을 말한 것이다. 그녀는 진심으로 늙은 리어왕 자신의 아버지를 사랑했다.

세 딸들의 대답을 들은 리어왕은 큰 딸과 둘째 딸만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고 막내딸 코델리아는 자신을 사랑하고 있지 않는다고 성급한 판단을 내린다. 그래서 리어왕은 큰 딸에게 부정(父情)을 느껴 거너릴과 그녀의 남편 알바니(Albany)에게 리어왕의 넓은 왕국 1/3을 준다. 리어왕은 둘째 딸 리건과 그녀의 남편 콘웰(Cornwall)에게도 자신의 왕국 1/3을 준다. 셋째 딸에게 괘씸하다고 느낀 리어왕은 노발대발하며 코델리아에게 주려고 떼어 놓은 자신의 왕국 1/3을 철회하였다. 그 남은 1/3을 큰 딸과 둘째 딸 그리고 알바니와 콘웰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나서 리어왕은 큰 딸과 둘째 딸 및 두 사위들을 불러들여 모든 정신(廷臣)들이 보는 앞에서 그들에게 보관(寶冠)을 주고 모든 권력과 세입권과 행정권을 그들에게 맡겼다. 단지 왕이라는 칭호만 자신에게 남겨 놓았다. 충신 켄트(Kent) 백작이 리어왕에게 코델리아를 잘 봐 달라고 진언을 올렸으나 왕은 오히려 켄트 백작을 사형에 처하겠다며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명령하였다. 아버지의 눈 밖에 난 코델리아는 프랑스 왕을 만나 아름다운 프랑스 왕비가 된다.

코델리아가 프랑스로 떠나자 마자 두 딸들은 약속과는 달리 아버지를 소홀히 대접하고 왕의 명령에 복종하기를 거절하거나 아니면 훨씬 더 경멸적으로 왕의 말을 못 들은 척하곤 했다. 결국 두 딸들은 아버지를 폭풍우 속에쫓아내 버린다. 

한편 글로스터 백작의 서자인 에드먼드(Edmund)에게 사악한 욕정을 품은 거너릴과 리건은 서로 결투를 하다가 거너릴이 리건에게 독을 먹여 살해를 하고 자신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

코델리아는 감옥에 있다가 에드먼드가 보낸 자객의 손에 목이 졸린 채 죽게 된다. 막내딸을 죽인 자객을 맨손으로 때려 죽인 리어왕은 죽은 막내딸의 시체를 안고 슬퍼하다가 결국 숨을 거두게 된다.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라는 말이 우리나라에도 성행했던 적이 있고 지금도 그런 말들이 종종 들려오고 있다. 돈만 주면 죄가 있어도 무죄가 되는 세상, 법과 질서가 무시되는 세상, 사랑도 돈으로 사고 파는 세상에서 진실한 사랑, 마음속에서 진정으로 느껴지는 사랑이 그리운 시대이다. 세상이 힘들수록 거짓과 위선이 극성을 부릴수록 진실한 사랑 진정한 사랑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러 나오는 선한 사랑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셰익스피어의 작품 ‘리어왕(King Lear)’이 주는 감동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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