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22)
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22)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09.28 16:11
  • 호수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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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가격을 따지지 않을 만큼 맛좋은 ‘전어’

전어(錢魚)【젼어】

서해와 남해에서 나는데 몸이 납작하고 등마루가 높고 배가 불룩하다. 붕어 종류와 비슷하지만 비늘이 푸르고 등마루에 가는 지느러미가 꼬리까지 이어져 있다. 매년 입하 전후에 오며 풀이 있는 물가에서 진흙을 먹을 때 어부들이 그물을 쳐서 잡는다. 살에 잔가시가 많지만 부드러워 목에 걸리지 않으며 씹으면 기름지고 맛이 좋다.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 서울에다 파는데 귀천을 가릴 것 없이 모두 진귀하게 여긴다. 그 맛이 좋아서 사는 사람들이 가격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한다.

평설

어명고에 전어(錢魚), ‘젼어’로 기록된 어종은 오늘날 표준명이 전어다. 청어목 청어과의 바닷물고기다. 몸길이 15~31㎝인 작은 물고기지만 맛이 좋고 많이 잡히기 때문에 중요한 수산자원이다. 가을에 특히 맛이 좋으며 구이와 회, 젓갈이 유명하다.

옛 문헌에는 전어(箭魚)로도 표기되기도 한다. 방언으로 강릉에서는 새갈치, 전라도에서는 되미, 뒤애미, 엽삭이라고 하며 경상도에서는 전애라고 불린다. 크기에 따라 큰 것은 대전어, 중간 크기의 것은 엿사리라고 하며 강원도에서는 작은 것을 전어사리라 부른다.

전어는 남쪽에서 겨울을 나고 4~6월에 난류를 타고 북상해 강하구에서 알을 낳는다. 산란기는 3~8월로 긴 편이며 4~5월에 가장 왕성하다. 작은 동물성, 식물성 플랑크톤과 바닥의 유기물을 개흙과 함께 먹는다. 그래서 어명고에서 ‘풀이 있는 물가에서 진흙을 먹을 때 어부들이 그물을 쳐서 잡는다’고 본 것이다.

맛 좋은 흰 살 생선
대표주자 ‘서대’

설어(舌魚)【셔대】

가자미와 비슷한 종류지만 몸이 좁고 두 눈이 모두 한 곳에 모여 있다. 등은 누른빛을 띤 검은색이고 배는 회색을 띤 흰색이다. 비늘이 잘고 꼬리는 뾰족해서 비늘이 없고 꼬리가 없는 것 같다. 서해와 남해에서 난다. 매년 4월에 조기를 잡을 때 그물과 통발에 함께 들어온다.

안: ‘화한삼재도회’에서 이르기를 “우설어(牛舌魚)는 접어와 비슷하나 좁고 길며 엷은 붉은빛이 도는 검은색이고 비늘이 잘고 꼬리가 없다. 큰 것은 한 자 남짓 된다. 마설어(馬舌魚)는 우설어와 비슷하나 배가 희고 등 양변이 검다. 이들은 모두 접어의 종류다”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서대는 우설어와 마설어의 중간이다.

평설

어명고에서 설어(舌魚)로 기록된 서대는 특정 물고기의 이름이 아니고 가자미목 참서대과 어류의 총칭이다. 참서대과 고기에는 용서대와 물서대, 칠서대, 참서대, 개서대, 박대, 흑대기, 보섭서대가 있고 그중 참서대가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참서대는 가자미목 참서대과의 바닷물고기로 두 눈이 왼쪽에 치우쳐 있으며 바닥이 모래가 섞인 뻘로 돼 있는 수심 70m 이내의 바다 밑바닥에 붙어서 생활한다. 서대류 중에서 가장 맛이 좋은 흰 살 생선으로 회뿐만 아니라 조림이나 구이, 찜, 찌개 등으로 먹으며 6~10월이 제철이며 채소와 함께 양념한 서대무침은 별미로 손꼽힌다.

일본의 우설어는 가자미목 서대과와 납서대과 물고기의 총칭으로 흔히 시타비라메(したびらめ ·舌平目)라 불린다. 어명고에서 우리나라에서 나는 서대는 우설어와 마설어의 중간이라고 본 것은 ‘화한삼재도회’의 도판만을 보고 내린 결론일 수도 있다. 마설어는 ‘배가 희고 등 양변이 검다’는 점에서 흑대기로 추정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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