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 조현미
  • 승인 2017.08.10 14:11
  • 호수 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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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진객 방어, 여름에도 맛 본다”

▲ 인공조명을 단 방어 양식장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우리나라 연구진에 의해 방어 인공종자생산 기술이 개발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그동안 회유성 어종으로 어획량 변동이 심한데다 겨울에 집중되는 방어 생산의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방어 인공종자생산 기술개발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올 4월 방어 수정란 대량생산 등 인공종자생산 기술개발에 성공을 거뒀으며 향후 대량양식 기반 체계 확립에 나섰다. 이를 통해 방어의 대중적 보급 확산과 가격 안정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대량양식 기반 체계가 구축되면 겨울 대표어종인 방어를 여름은 물론 사시사철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어 인공종자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를 찾았다
.


핵심기술인 방어 산란 조절 확보, 고품종 방어 생산에도 주력키로   
일본 이어 세계 2번째로 성공 … 방어 보급과 가격, 생산 안정화 기대

▲ 15cm 가량 자란 인공종자
◆ 예민한 어종 방어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안에 갖춰진 방어 양식장.
독특한 초록빛 등 아래로 성인 팔뚝보다 긴 물고기들이 수조 안을 유유히 헤엄쳐 다녔다. 오동통 살이 올라 언뜻 참치처럼 보였지만 겨울철에나 어렵사리 만날 수 있는 방어였다. 인공종자 생산을 위해 양식되고 있는 성어들로 직접 제작한 사료를 던져주니 물위로 펄쩍 뛰어 올랐다. 기운이 어찌나 센 지 양식장 밖으로 넘친 물이 족히 3m 뒤까지 튀겨나갔다.

“물속에서나 장사예요. 어찌나 예민한 지 물 밖에 나오면 금방 죽어버려요. 방어 관련 기술연구가 어려운 이유죠.” 양상근 제주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가 방어 연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는 방어속에는 방어와 부시리, 잿방어 등 3가지가 있다. 방어는 전장 1 m 내외인 대형어이며 군유성(群游性)이 큰 연안성 회유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일본 및 대만 근해에 이르기까지 분포한다. 우리나라 남해 동부 연안에는 5월이 되면 방어의 치어들을 많이 볼 수 있고 이들이 성장하면서 수온의 상승과 더불어 동해안을 따라 북상한다.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에 남하해서 월동장인 제주도의 남쪽으로 이동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방어 양식은 해류를 따라 올라오는 자연산 치어를 잡아 키우는 정도의 양식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인공종자생산 기술이 확보되며 고급 횟감 방어를 연중 맛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게 됐다.

▲ 방어 치어 연구에 집중하는 연구원
◆ 방어의 산란 조절이 관건

개발된 기술의 핵심은 방어의 산란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빛을 주는 시간과 수온을 조절하며 배란을 유도하고 일정 크기 이상의 방어 알에 호르몬을 직접 주사하는 기술이 마련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65년 방어축양사업을 처음 시작한 이래 방어양식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양식용 인공종자생산이 어려워 자연산 치어를 잡아 키우는 정도의 양식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방어의 대량생산을 가능케 하고자 관련 연구를 추진해 왔고 그 결과 올해 4월 방어 수정란의 대량생산과 이어 6월에는 인공종자 생산에도 성공했다.

과정은 이렇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어미 방어(7~15kg) 80마리를 자연 상태와 같은 조건 하에서 사육하며 난 성숙 정도를 예측해 적정 시기에 배란을 유도했고 알 크기가 700㎛ 이상이 되는 시점에 호르몬을 주사해 산란에 성공함으로써 양질의 수정란 414만개을 대량생산했다.

이어 수정란 부화 후에는 어린 방어의 먹이 질을 높이기 위해 성장단계별로 플랑크톤, 배합사료 등 먹이의 영양을 강화하고 성장 속도에 따라 방어를 분리 사육하는 등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해 올해 6월 인공종자 7100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5∼6㎝ 정도의 크기였던 인공종자들은 8월 현재 15㎝ 안팎까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 양상근 박사의 연구모습
국립수산과학원은 오는 2020년까지 관련 연구를 지속 추진하며 인공종자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세부 기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안철민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장은 “방어 수정란 대량생산과 인공종자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고급어종인 방어 양식을 활성화해 국민 식탁에 맛좋은 방어를 안정되게 공급하고 양식어가의 소득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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