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문화마당 책 소 개_우리를 둘러싼 바다
수협 문화마당 책 소 개_우리를 둘러싼 바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7.05.11 11:21
  • 호수 39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 속에 진리가 있다. 인류가 축적한 방대한 지식을 따라 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손에 잡기란 그리 녹록치 않다. 또 매일 같이 쏟아지는 신간들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이에 본지는 어업인과 수협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문화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엄선된 다양한 책 등을 소개한다.

-저  자   레이첼 카슨
            (역자 이충호)   
-출판사  양철북

 ■ 바다를 지켜야 할 이유

미국에서 1962년 처음 발간된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2~3종 가량이 소개됐지만 곧 절판됐다. 그러나 이 도서는 그동안 나온 책과 달리 2001년에 정식적으로 한국어 저작권 계약을 맺은 최초의 책이며 출간 50주년을 맞아 선보이게 된 책이기도 하다.

저자 레이첼 카슨은 ‘우리를 둘러싼 바다’ 개정판 서문을 통해 “정작 위험에 빠지는 것은 생명 그 자체”라고 경고했다. 미국을 포함한 강대국들이 바다를 핵폐기물 관련 쓰레기장으로 만들면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바다 속에 버려진 ‘저준위 폐기물(방사능 세기가 낮은 방사능 폐기물)’들이 안전하다는 정부 기관의 의견에 대한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환경생태학자로 저명한 저자는 이 도서를 통해 바다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해양학자로 갖춘 해박한 관련 지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제1부 어머니 바다에서는 어둠에 싸인 원시 바다를 시작으로 심해에 사는 해양 생물과 바다의 변화, 조산 운동에 의한 대륙의 지각 움직임 등 옛날 바다의 모습을 말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섬의 탄생과 그 섬에 사는 생물들이 어떻게 적응하며 진화해 왔는지도 소개하고 있다. 제2부 끊임없이 움직이는 바다에서는 바람과 물, 태양과 달의 힘겨루기에 의한 조석의 변화를 언급하며 바다의 물리에 관한 정보를 전해 준다.

아울러 제3부 인간과 바다를 통해서는 바다를 탐험하는 항해가들의 이야기와 바다가 인간에게 주는 풍요로운 자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바다가 지구 온도 조절 장치로 어떤 역할을 하며 우리에게 얼마나 풍요로운 자원을 제공하고 있는지 등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뛰어난 상상력과 해양 전문 지식들은 바다의 미스터리와 매력을 더욱 배가 시켜 전달하고 있다. 바다가 어떻게 탄생했고 거기서 생명이 어떻게 출현했으며 그리고 그 속의 환상적인 해양 세계 등 바다에 대한 기묘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새로 생겨난 지구가 잔뜩 흐린 하늘 아래에서 얼어가는 과정, 대양저의 거대한 땅을 밀어 올리면서 엄청난 산맥과 황량한 계곡을 만들어 내는 화산 활동 등이 담겨있다. 바다 속 수백미터 아래에서 향유고래와 결투를 벌이는 대왕오징어의 모습 등 놀랍고도 생생한 이미지들로 넘쳐난다.           <사진제공 = 양철북>

책속으로

자연의 방식은 아주 신중하고 서둘지 않기 때문에 섬에 적당한 생물들이 정착하기까지는 수천년 아니 수백만년이 걸릴 수 있다. 이 오랜 세월 동안에 특정 생물 예컨데 거북 같은 것이 해안에 성공적으로 상륙하는 사건은 대여섯 번 정도밖에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왜 우리가 생물이 섬에 도착하는 그러한 사건을 목격하지 못하는가 하고 성급하게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그 과정의 웅대한 규모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끔 그러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콩고강과 갠지스 강, 아마존 강, 오리노코 강과 같은 열대의 거대한 강어귀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바다 위에 뿌리째 뽑힌 나무나 매트 모양으로 얽힌 식물이 뗏목처럼 떠도는 것이 목격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천연 뗏목에는 곤충과 파충류, 연체동물 등이 승객으로 탑승한 경우도 있다. 자기 의사와는 관계없이 뗏목에 승선하게 된 승객들 중 일부는 긴 항해 동안 죽고 말지만 일부는 살아남는다. 그러한 뗏목 여행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류는 아마도 나무에 구멍을 파고 사는 곤충류일 것이다. 실제로 대양 섬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곤충도 그러한 종류이다.

포유류는 뗏목 여행에 가장 적응하지 못하는 종류에 속한다. 그렇지만 포유류도 섬 사이의 짧은 거리는 뗏목 여행을 할 수 있다. 크라카토아 섬이 폭발하고 나서 며칠 후 순다 해협에서 나무를 타고 표류하던 작은 원숭이 한 마리가 구조된 일이 있다. 그 원숭이는 심한 화상을 입었지만 그 재난에서 살아남았다.

섬에 생물들을 옮겨 오는 데에는 물뿐만 아니라 바람과 기류도 한몫을 한다. 높은 상공에는 높게 부는 바람을 타고 떠다니거나 날아다니거나 활강하거나 자기 의사와는 상관없이 휩쓸려 날아다니는 생물들로 가득 차 있다.(우리를 둘러싼 바다 140~141쪽 참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