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모래채취 생태계 파괴, 국민 식량 앗아가는 ‘주범’
바다모래채취 생태계 파괴, 국민 식량 앗아가는 ‘주범’
  • 이명수
  • 승인 2017.03.02 11:54
  • 호수 3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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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인 “해수부, 한진해운 사태 해운 팔고 바다모래채취 수산 팔았다”

KMI, “채취 해역 원상 회복 사실상 안돼” 심각성 지적 

그동안 바다모래채취로 인한 피해실태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동향분석 자료에 나타났듯 그 폐해의 심각성은 그대로 드러났다.

이에 어업인들과 수산산업계는 바다모래채취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달려왔다. 이 때문에 이번 해수부의 바다모래채취 연장 승인 통보에 적잖은 당혹감을 표시하며 망연자실해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138만 수산산업인들은 정부세종청사에 모여 바다모래채취의 피해실태를 알리면서 해수부와 국토부에 중단을 촉구하는 집단 시위를 벌이기에 이르렀다.

1999년 정부의 바다모래 채취 계획이 나왔을 때 어업인들의 반발이 시작되는 등 사실 바다모래채취 사태는 이미 예견됐다. 

다만 국책용 사업이라는 명분 탓에 어업인들은 피해를 감내할 뿐이었다. 따라서 국토부 관계자가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뒤늦게 반대…이해가 어렵다”는 취지의 공개발언은 전혀 설득력이 없을뿐더러 어업인들을 무시하고 천대하는 정부당국의 일면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참다못한 어업인들은 생태계를 파괴하고 국민의 식량자원이 어족자원을 소멸시키는 바다모래채취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절박감에 생존권 사수차원에 나선 것이다.

급기야 수협 조합장과 어업인들은 남해 EEZ 바다모래채취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와 공동으로 바다모래채취 반대 운동에 돌입해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이들은 해수부와 국토부에 모래채취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한편 정치권과 언론에 피해 심각성을 잇따라 알려왔다.

지난달 8일과 20일에는 부산과 통영에서 바다모래채취 반대 기자회견을 열어 당국의 모래채취 강행 움직임을 저지했다. 

집단행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달 15일에는 대형선망어선 100여척이 해상시위를 벌이면서 바다모래채취의 부당성을 알리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수부는 지난달 27일 바다모래채취 허용을 전격 발표하는 무리수를 던졌다.

어업인들은 실망감과 함께 배신감에 해수부와 국토부를 집중 성토하고 나섰다. 향후 바다모래채취 현장에서 모래채취를 저지하는 집단행동을 벌이겠다고 공언하고 나서는 등 분을 삼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골재채취업자와 한국수자원공사를 고소하는 법적대응에 돌입한 가운데 바다모래채취 중단 가처분신청 등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MI “바다모래채취 폐해크다”

어업인들이 해수부의 바다모래채취 허용을 반대하는 이유 당연하다. 해수부 수산정책의 모토는 지속가능한 수산업의 미래 산업화다. 바다모래채취는 지속 가능한 수산업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순된 수산정책을 실현하는 해수부을 납득할 수 없으며 어업인을 보호해야 할 해수부가 어업인을 외면했다며 격하게 반발했다.

어업인들은 “해수부가 한진해운 도산으로 해운업을 팔고 바다모래채취로 수산업을 팔아 먹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런 가운데 바다모래채취 폐해에 대한 심각성을 연구기관에서도 제기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최근 동향발표를 통해 바다모래채취가 해양생태계 파괴와 수산자원 감소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한번 파괴된 어장환경을 되살리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바다모래채취가 왜 중단돼야 하는 지를 이 동향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모래채취 어획량 급감 현실화 

남해 EEZ 모래채취 해역은 연근해어업 생산량 1~3위를 차지하는 멸치와 오징어, 고등어를 비롯한 주요 수산생물의 회유경로이며 산란장, 월동장이다. 아울러 대형저인망과 근해채낚기, 근해자망어업 등 14종의 근해어업과 연안통발, 연안복합 등 주요 연안어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어업인들의 조업터전으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망가진 어장 ‘영영’ 회복불가

바다모래채취 폐해의 심각성은 또 있다. 훼손된 어장환경은 사실상 복원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다모래 채취로 바다 지형에는 5~10m 가량의 웅덩이나 골이 만들어진다. 특히 웅덩이 부분은 빈산소 상태가 형성돼 수산생물의 폐사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골짜기 형태의 해저에서도 어구 손실과 어선 사고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모래가 채취된 해저는 회복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데 댐 등으로 강에서의 모래유입이 차단된 현재 회복이 더욱 지연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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