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배반의 아이콘”
“해양수산부는 배반의 아이콘”
  • 이명수
  • 승인 2017.03.02 11:54
  • 호수 3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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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지난달 27일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모래채취를 전격 허용했다. 이날 해수부는 이 해역에서 3월 1일부터 1년간 650만㎥의 모래채취를 승인한다는 내용의 해역이용협의의견을 국토부에 통보했다.

그러면서 어업피해 재조사, 봄·가을 산란기 채취 중단, 수산자원 상시 모니터링과 수산자원 회복 프로개발·운영, 골재 채취해역 관리 감독 강화 등을 이행조건으로 내걸었다.

해수부는 바다모래채취가 해양환경 훼손과 수산자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궁극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는데 공감하지만 즉각적인 골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채취를 허용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채취 명분으로 내세웠다. 마치 바다모래채취 연장을 허용해야겠다는 의지를 담은 듯하다. 

어업인들은 뒤통수를 맞았다. 처절하게 배신당했다.

때문에 양 부처가 이미 합의해 놓고 때를 기다렸다는 듯 전격 통보한 해수부의 행태에 격분했다. 바다모래채취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해수부가 어업인들을 능멸했다는 사실에 통분(痛憤)했다.

정치권도 기만당했다.

지난달 22일 바다모래 채취 제도개선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와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바다모래채취 중단 촉구 결의가 철저히 무시당했다. 해수부 발표 직후 국회 농해수위 김영춘 위원장과 최인호·김해영·박재호·전재수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해수부 결정을 강력 규탄하며 철회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해수부의 결정은 불난집에 기름을 들이부은 격이랄까 어업인들은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는 분위기다.

어업인들의 물리적 행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우리 심장을 파 가라”고 격분하고 있는 어업인들은 이번 해수부와 국토부의 밀실 야합을 절대 수용할 수 없음을 천명했다. 

“그깟 합의문서로 우리의 생존권을 앗아 갈 수 없다”는 처절한 심경으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모래채취를 몸으로 저지하는 길 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나아가 바다모래채취의 부당성을 범국민적으로 알리는데 전국 어업인들은 총궐기할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어업인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책임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안이한 정부 당국에 있다고 경고했다.

어업인들은 지난달 28일 해수부와 국토부를 잇따라 항의 방문했다. 어업인들의 간곡한 뜻을 묵살한 결정을 용납하지 않으며 바다모래채취 허용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돌아선 민심을 회복할 수 없다는 항전의 의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해수부의 섣부른 판단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 지 우려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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