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선망수협, 대형선망어선 100여척 남해EEZ 모래채취 반대 첫 해상시위
대형선망수협, 대형선망어선 100여척 남해EEZ 모래채취 반대 첫 해상시위
  • 이명수
  • 승인 2017.02.16 15:55
  • 호수 3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마해라~ 마이 파 갔다아이가” (그만하세요~ 많이 팠잖아요)

▲ 대형선망어선들이 지난 15일 아침 부산남항에서 바다모래채취 즉각 중단을 촉구하며 수산업계 처음으로 해상시위를 벌였다.


지난 15일 오전 7시 부산남항에 고등어잡이 대형선망어선 100여척이 집결했다.

어선에는 “수산자원 씨 말리는 바다모래채취 결사반대”, “국토교통부의 환경파괴, 바다모래채취 전면 중단하라”, “어민논밭(바다모래) 갈아엎는 국토교통부는 각성하라”, “바다모래 헐값 팔아 건설업자 배불린다”, “고마해라~마이 파 갔다아이가” 등의 현수막이 형형색색 날리고 있었다.

대형선망수협이 수산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벌인 대형선망어선 남해배타적경제수역(EEZ) 모래채취 반대 해상시위 현장이다.

이날 대형선망 선단들은 조업현장 출항 직전 뱃고동을 우렁차게 울리면서 바다모래채취 반대 의지를 피력했다.

어업인들은 바다모래채취 즉각 중단, 수산자원 보호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어업인들이 그동안 바다모래채취 강경 반대 입장을 수산산업인 총궐기대회, 탄원서와 결의문 제출,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 실시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전달했지만 국토교통부와 건설현장 등에서 채취 강행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데 따라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개최됐다.

대형선망어선들은 이날 출항이후 제주도 인근 조업지까지 해상시위를 벌이는 한편 전국 항포구 입항시에도 바다모래채취 부당성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대형선망수협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고등어 중 약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대형선망어업은 전갱이 등을 포함해 연간 생산량이 20만톤 이상에 이르며 소비자에게 안정적 수산물공급과 부산지역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8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남해EEZ 바다모래채취 이후 고등어 어획량이 2008년 15만톤 수준에서 2015년 9만톤, 2016년 11만톤으로 크게 감소, 어업인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해EEZ 모래채취 인근 지역인 욕지도 앞바다는 각종 수산생물의 산란장과 성육장소이자 어족자원의 회유로 등으로 황금어장이었지만 바다모래채취로 인해 산란장이 파괴되고 고등어 등 회유로가 일본수역으로 변화돼 어획량이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형선망어업은 회유성어종의 경로 변화로 일본수역에 입어해 조업하고 싶어도 한일어업협상 결렬이 장기화되면서 조업조차 할 수 없어 어획량 감소와 더불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대형선망수협은 바다모래채취로 인한 피해는 비단 선망어업 뿐이아니라는 입장이다. 부산공동어시장, 부산항운노조, 조선소를 비롯한 관련업계를 포함해 전후방산업 생산유발액이 4589억원, 취업 유발 인원 1만3666명에 달하는 등의 경제적 효과를 상실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형선망수협 측은 “서해지역 등 육지모래가 많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국토부가 비용문제로 남해EEZ 모래를 지속적으로 채취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또 “건설인만 국민이고 우리 어업인들은 남이란 것 밖에 해석되지 않는 것이며 이후 정부가 바다모래채취 허가를 연장할 경우 이번 해상시위에 그치지 않고 모래채취 해당 해역에서 해상시위를 벌이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밝혔다.

이번 해상시위는 바다모래채취의 심각성을 범 해양수산계 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 관심사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대선공약으로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바다모래채취의 폐해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남해EEZ 골재채취단지 지역(105해구)에서의 어획량은 2010년 이후 큰폭으로 감소해 2016년도 어획량이 2010년 대비 고등어는 16%, 전갱이는 5% 수준에 그쳤다.

골재채취단지 내 바닷속은 깊은 웅덩이가 곳곳에 파혀 물고기 산란장을 죽음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어업인들은 레미콘업계가 골재파동을 이유로 어업인 착취를 정당화하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향후 바다모래채취가 중단될 때 까지 어떠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어업인들은 “헐값으로 바다모래를 써야한다는 것은 장삿속에서 빚어진 대단히 이기적인 주장이며 국토부는 이들업자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꼴”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특히 “어업인을 보호해야 할 해수부도 이번 사태를 마치 방관하듯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덧붙였다.
어업인들은 이번 시위에서 사태의 해결은 바다모래채취 즉각 중단이외에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