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 태안 옹도
[우리 바다 여행] 태안 옹도
  • 배석환
  • 승인 2017.01.12 10:19
  • 호수 3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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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세상으로 나온 아름다운 등대섬 ‘옹도’

▲ 106년만에 민간에게 공개된 옹도는 옹기가 옆으로 누워있는 형태를 닮았다.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바다는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 선착장부터 가파른 계단을 한참 올라야 등대에 도착할 수 있다.
1907년 첫 빛을 밝힌 후 106년간 일반인에게는 근접할 수 없는 신비의 섬이자 근해 바다를 운항하는 선박들에게는 조용한 길잡이 역할을 했던 등대섬 ‘옹도’. 서해의 아름다운 일몰은 물론 일출까지 감상할 수 있어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아름다운 등대 16경에 선정되면서 조금씩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2013년 6월부터 민간에 개방되었다.

충청남도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 산 29번지, 옹도 절경을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했지만 알 수 없는 곳이라 뜬다.  한참을 수소문한 끝에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에 위치한 안흥외항에서 유람선을 타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후딱 채비를 끝내고 옹도로 향했다.

유람선에 몸을 싣고 저 멀리 보이는 기암괴석을 구경하며 오십여 분이 지났을까. 눈앞에 신비의 섬 옹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106년 동안 사람의 발길을 허락치 않았던 곳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

옹도 선착장에 도착해 등대까지 가려면 수 백 개의 나무 계단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천천히 올라야 한다. 중간쯤 오르니 오래된 동백나무 군락지 부근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이 멈춰 섰다. 그 주인공은 바로 더덕이다.  그러고 보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라 더덕이며 산나물이 지천이다. 허나 모두 보호해야 할 소중한 자연이기에 다시금 힘을 내 동백나무가 드리워진 마지막 계단을 오르니 드디어 이 섬의 주인인 옹도등대가 새하얀 옷을 걸친 채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 오솔길을 따라 동백꽃군락이 장관이다.
▲ 섬주위로 갈매기가 떼를 지어 다니며 관람객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는다.

 옹도 등대는 지난 1907년 1월 인천을 드나드는 선박의 안전운항을 위해 섬에 세워진 등대다.

현재 충청도 지역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유인등대로 등탑의 최고 높이가 25.4m에 이른다. 함선을 상징화한 원형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등대동과 숙소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모습은 2008년 8월에 공사를 시작해 이듬해인 11월까지 약 16개월에 걸쳐 완성됐다. 등대동 2층에는 항로표지의 역사를 볼 수 있는 홍보관이 마련돼 있으며 3층에는 주변 경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날씨가 좋으면 등대전망대에서 주변섬인 단도와 가의도, 그리고 정적도가 한눈에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섬의 유래는 섬의 모양이 옹기를 옆으로 눕여 놓은 모양과 같이 생겼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어업인들 사이에서는 고래를 닮았다해 고래 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봄이면 산등성 오솔길을 따라 밀집된 동백나무 군락의 동백꽃이 장관을 이룬다.  선박을 접안할 수 있는 동·북쪽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가파른 절벽으로 돼있어 주변경관이 수려하고 산등성이에는 천남성이, 찔레꽃, 산벗나무 등의 자생식물들이 분포돼 있다.  옹도를 구경하는데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리 길지마는 않은 시간이다. 1시간동안 옹도 근처에 머물던 유람선의 음악소리가 가까이 들리니 아쉬운 마음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다시금 올라탄 유람선, 유일한 말벗이었을 갈매기들조차 사람들이 주는 먹이에 홀려 섬을 떠나니 그동안 혼자서 버텨온 세월이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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