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자기다움’에 충실하자
우리 모두‘자기다움’에 충실하자
  • 김병곤
  • 승인 2016.08.11 16:23
  • 호수 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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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무엇입니까’ 제나라 임금 경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君君臣臣父父子子(군군신신부부자자)’라고 공자는 너무도 간단한 답변을 내놓았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는 모두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정치라 이야기다.

내용에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경공이 왕이기는 했으나 실권은 대부인 진(陳)씨에게 있어 임금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없었으며 태자를 세우지 않아 임금과 신하 아비와 자식의 도리를 잃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서 공자가 충언을 하는 뜻에서 이렇게 말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와 자리에서 반듯하게 서있지 못하는 것 때문에 이 말이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는 것 같다.

지금도 우리사회는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자신이 나서서 조직의 문제를 모두 참견하려한다. 조직의 문제를 확대하고 스스로가 처해있는 위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정치세력화해서 공론화하려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공자가 말하는 ‘다움’이라는 의미로 정치를 표현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체성이 ‘다움’과 같다. 즉 정체성은 ‘자기다움’이다.

그 사람의 자질과 어울림 그리고 안목과 처신을 의미한다. 그래서 ‘다움’이란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 돼야 한다. 본인이 나서서 정치적으로 혹은 자신의 세력을 통해 좌지우지 하면 안 된다. 이는 모든 것이 그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이다. 각각의 이름이나 신분에 따라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가 있다. 이 때문에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는 수직적이고 종속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이며 상호 배려하고 존중하는 바로 어울림의 관계이어야 한다.

이는 어느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장이 해야 할 일과 부장이 할 일은 분명이 다르다. 과장과 대리의 그 쓰임새와 역할 역시도 다르게 존재한다. 하지만 조직원이 하나의 문제에 서로의 뜻이 다르게 정치적으로 해결책을 찾게 된다면 그 조직은 쇠퇴하고 만다. 이는 조직문화로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조직의 문제를 개인의 이익으로 일치시키려하고 경쟁에만 초점을 두면 조직은 정치화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수협은 협동조직이지만 정부나 정치권력에 휘둘러 왔던 것이 사실이다. 50여년의 수협역사가 그랬다. 물론 정부 주도라는 협동조합 탄생의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조직은 자기다움이 없었다. 나름 체제 혁신을 시도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정부의 일방적 정책방향과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때도 조직은 분노하지 않았다. 평생 조직에 몸담아온 퇴직 선배들이 조직의 약점을 들춰내도 대응하지도 않았다. 여기다 자신의 이익과 맞물리면 어김없이 외부세력을 부추겼다. 조직을 위한 헌신적인 자세보다는 편을 가르며 이해에 따라 움직이는 행렬을 만들 때도 있었다. 이는 수직적 의사결정의 구조와 조직의 기본 가치체계가 급여 등 보상과 승진의 원시적인 동기부여 방식의 조직운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수협은 조직원들에게 생존의 가치를 느끼게 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 끊임없이 사회 변화와 호흡을 같이하는 조직으로 나가야 한다.

지금 우리 수협의 조직원 모두가 ‘자기다움’에 충실하고 있는가. 각자의 가슴에 손을 얹고 골몰이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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