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 당진 난지도
[우리 바다 여행] 당진 난지도
  • 김동우
  • 승인 2016.08.04 14:20
  • 호수 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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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에서 동해를 맛보다

▲ 난지도에는 가족단위 여행을 하기 좋은 백사장이 있다.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바다는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 꼬마 강태공이 물맑은 난지도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다.
대호방조제를 달리다 도비도를 만난다. 이곳은 원래 섬이었으나 방조제를 건설하면서 육지로 변한 장소다. 주말이면 조개, 게, 고동, 소라, 낙지 등을 잡기 위해 사람들이 찾고 겨울에는 풍부한 먹이를 찾아 철새들이 몰려와 장관을 이룬다. 전망대, 유람선 선착장, 암반해수탕, 조각공원 편의시설이 있으며 주변에는 섬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도비도 선착장 한쪽이 난지도(蘭芝島)에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갈매기들이 선미를 배회하며 승선을 반겨준다. 유유히 물살을 가른 배는 유람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해의 푸른 바다에 기암괴석을 거느린 크고 작은 섬들을 구경하다 보면 관광선에 오른 듯 한 착각에 빠진다.

배는 먼저 소난지도에 닿는다. 이 섬에는 의병 무덤이 있는데 1908년 을사늑약과 한국 군인의 강제 해산 등에 반발한 의병들이 마지막으로 쫓겨 온 곳이 바로 소난지도다. 당시 일본군은 의병을 몰살하기 위해 이곳을 급습해 최후 1인까지 사살했다. 소난지도 의병 무덤에는 우국충정으로 뭉친 애국지사들 100여명이 영면해 있다.

▲ 난지도는 둘레길을 잘 갖춰져 있어 섬 여행의 진수를 보여준다.
배는 다시 대난지도를 향하고 어느새 반달모양으로 해안을 감싸고 있는 넓은 백사장이 눈앞에 들어온다. 난지도 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잘 발달돼 있고 수심도 완만해 해수욕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또 주변에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캠핑장 등이 갖춰져 있어 가족단위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여기다 해수욕장 인근 갯바위는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 입소문이 나 있다. 고기가 많고 물이 맑기로 유명한 난지도는 과거부터 서해의 동해라 불렸다. 대난지도에는 멸종위기 종인 가시연꽃과 해당화가 자생하고 있으며, 해안에는 천연기념물 제326호로 지정된 검은머리물떼새가 서식하는 등 생태의 보고로서 자연보존 또한 잘 돼 있는 청정지역이다. 검은머리물떼새는 ‘굴새’라 불릴 정도로 굴을 좋아하는 새로 유명하다.

난지도를 제대로 즐기려면 섬을 일주할 수 있는 둘레길을 이용하는 게 최선이다. 해수욕장 인근에서 시작하는 둘레길에선 크고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 한 폭의 수채화처럼 늘어선 장관을 볼 수 있다. 여기다 난지도 둘레길은 야트막한 산을 오르고 마을로 빠져 나와 갯벌로 이어지며 섬 여행의 진수를 맛보게 해준다.

둘레길을 따라 도착한 갯벌은 고동과 바지락 천국이다. 이미 마을 사람들이 바지락을 캐기 위해 물이 빠지길 기다리고 있다. 서서히 뒷걸음질 치는 바닷물을 따라 속살을 내보이는 갯벌로 나간다. 한 주민이 친절하게도 고동이 많은 곳을 가르쳐 준다. 그 사이 섬은 또 다른 풍경을 펼쳐 놓는다. 넓은 갯벌은 살아 숨 쉬는 생명의 보고다. 피서를 온 아이들이 갯벌을 뛰노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폭의 멋진 풍경이 된다. 물 맑기로 유명한 섬인 이유가 갯벌을 보고서야 이해가 된다.

한편 과거 난지도는 행정안전부에서 선정한 대한민국 10대 명품섬에 선정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여름철 찾아가고 싶은 섬’에 이름을 올렸다. 
 
▲ 도비도 선착장에서 난지도행 배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 섬 곳곳에는 캠핑을 하기 좋은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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