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가소득 증가, “달리는 말에 채찍을”
어가소득 증가, “달리는 말에 채찍을”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06.30 14:48
  • 호수 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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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수협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달 하순 통계청에서는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조사는 1963년 어촌의 경제 실태를 파악할 목적으로 최초 조사가 시작되었으며, 이것이 오늘날 농가경제조사 결과와 함께 발표되고 있다. 즉 이것은 한 해 동안 어가경제가 활동한 것에 대한 성적표이다.

이번 조사 결과발표의 내용은 다음의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어가의 평균소득이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2015년 어가의 평균 소득은 4389만원으로 전년대비 7.0% 늘어났으며 2012년 이후 3년째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 처음으로 어가소득이 어가부채(4164만원)를 추월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보였다.

둘째, 어가의 평균자산 역시 2012년 이후 증가세가 이어졌다. 2015년 어가의 평균 자산은 3억5337만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하였다. 반면 부채는 전년에 비해 0.6% 증가하는데 그쳐 자산증가율이 부채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어가경제에 대한 이러한 결과는 훌륭한 성적이다. 특히 최근 수산업에서는 지속적인 수산자원 감소, 한중 FTA 체결, 중국어선의 불법어업, 수산물 위생관련 문제 등 녹록치 않은 대내외 여건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다. 또한 이러한 성과는 어업인들의 노력은 물론 정부·지자체의 지원 사업, 국민들의 국산수산물 소비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그러나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금의 성적표에는 부침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어가 소득 증가는 양식업의 발전에 힘입은 결과로 양식수입이 전년에 비해 크게(22.8%) 늘어났고 어업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기 때문이다. 실제 어로어업의 수입은 전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어류의 어획을 통한 수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양식업도 부류별로 살펴보면 어류양식의 수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패류양식 수입은 전반적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해조류는 정체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최근 수산업의 대내외 환경은 어가경제에 불리한 면이 많다. 지속적인 수산자원 감소뿐만 아니라 중국어선의 무분별한 불법조업은 몇몇 어종의 어획량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한중 FTA로 인해 값싼 수산물의 수입 등은 결코 우리 수산업에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양식부문에서도 사료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등은 양식업 발전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즉 이러한 불리한 환경은 언제라도 우리 수산업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것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어가소득 증가와 같은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만족할 수 없는 이유이다.

특히 어로어업은 수산자원의 감소와 함께 금년부터 개정 시행된 ‘수산자원관리법시행령’ 등으로 인해 당장 더 많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조기, 고등어, 살오징어 등의 대중성어종과 그 밖의 몇몇 어종에 대해 금어기와 어획제한이 가해지기 때문에 당장의 어업수입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어업인들의 자구적 노력이 기울여지고는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당장의 어획량 감소뿐만 아니라 이 영향이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것은 수산업을 구성하는 다수의 어로어업가구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정부의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분명 이번 어가경제조사 결과는 좋았다. 그렇지만 만족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더욱 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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