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 안산 풍도
[우리 바다 여행] 안산 풍도
  • 김동우
  • 승인 2016.05.19 20:05
  • 호수 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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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도 주변으로는 승봉도 등의 주변 섬 풍경이 한 눈에 들어 온다.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겨울 바다는 여름바다와 달리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어느 때보다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겨울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바다위에 핀 야생화 보물섬

▲ 풍도는 야생화로 유명하다.
경기도 안산 풍도는 고려부터 조선말까지는 단풍이 아름답다해 풍도(楓島)로 불렸으나, 섬 주변에 수산자원이 풍족해 1895년 풍도(豊島)로 한자 표기가 바뀌었다고 한다. 아담한 섬 크기에 비해 주산인 후망산(176m)은 비교적 높게 솟아 있다. 대부도와 24km, 난지도와 4.5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인근엔 승봉도, 대난지도, 대이작도 등이 지척이다.

섬의 모양은 둥근 편이며 파도 침식에 의해 이뤄진 해식애가 잘 발달돼 있다. 동쪽으로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다. 주민은 주로 어업에 종사하는데 연근해에서는 조기, 민어, 새우, 갈치, 꽃게 등이 잡히며 바지락, 굴 양식이 활발하다.

바다에서 생산되는 해산물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풍도는 역사적으로 청일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풍도해전의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풍도의 왕신 독갑이’ 등 역사적 유적과 설화들이 많다. 왕신 독갑이 설화 내용은 이렇다. 옛날부터 풍도에는 사업 번창을 돕는 신으로 왕신(王神)이 있었는데, 배를 부리는 사람들이 섬기는 이 신의 힘이 무척 컸다. 그런데 이 신은 장난이 매우 심했다고 한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이집 저집을 전전하면서 심술을 부렸고, 제사를 지내는 집에는 꼭 나타나 제사음식까지 대접을 받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신을 왕신이라고 불렀다 한다. 물론 풍도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 풍도 선착장 주변에는 전형적인 어촌 풍경이 펼쳐진다.
특히 풍도에선 한 눈에 봐도 기운이 예사롭지 않은 은행나무 두 그루를 볼 수 있다. 가을 단풍이 들 무렵이면 풍도를 지나는 배들은 모두 노랗게 물든 이 은행나무를 보고 풍도임을 알아챌 정도로 선원들 사이에는 잘 알려진 나무다. 이 은행나무는 661년 소정방이 백제를 멸망시키고 당나라로 돌아가던 중 풍도의 경치에 반해 머물며 심었다는 전설과 조선 중이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한양에서 공주로 파천할 때 들러 심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나 역사 기록에선 어느 것이 진짜인지 확인되지 않는다. 아마도 풍도가 경기만에 중요한 뱃길이었기 때문에 전설로 남은 듯하다.

또 은행나무 줄기 밑에는 인근 섬 가운데 가장 물맛이 좋은 샘이 있다. 은행나무가 수맥을 끌어당겨 이뤄놓은 특이한 샘으로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수량이 꾸준하다. 마을사람들 사이에는 위장병 치료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 해안로를 따라 걷다 보면 북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특히 이 섬은 야생화 천국으로 유명하다. 봄이면 바람꽃, 대극, 노루귀, 천남성, 복수초 등의 토종 야생화가 만발한다. 은행나무를 감상한 뒤 후망산으로 길을 잡아 나서면 야생화 단지가 걸음을 자꾸만 잡아 세운다. 여기저기서 이름 모를 야생화가 수줍게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는 모습은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천천히 후망산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새하얀 야생화가 들판을 덮고 있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야생화를 감상하고 난 뒤에는 해안길을 따라 걸어보자. 멋진 낙조를 볼 수 있는 ‘북배’란 곳을 최고로 치는데 기암괴석과 해안 절벽이 이뤄내는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북배는 붉은 바위를 뜻하는 ‘붉바위’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유추된다. ‘배’는 긴바위를 말하는 것으로 북배는 길게 뻗어 있는 붉은 바위란 뜻이다. 푸른 바다와 붉은 바위가 만나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최근 이곳은 백패킹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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