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정(六正)과 육사(六邪)의 구분법
육정(六正)과 육사(六邪)의 구분법
  • 김병곤
  • 승인 2015.12.10 14:30
  • 호수 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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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貞觀)의 치(治)'. 중국 최고의 태평성대를 구가한 당 태종의 리더십을 말할 때 쓰이는 말이다. 태종의 덕치에 대한 평가지만 태종이 현자로 평가되기까지는 제 몸같이 보좌한 신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는 그 스스로가 두루 널리 충성된 의견에 귀 기울여 이를 받아들이고 정치에 반영한 것이다.

이 가운데 직언을 가장 잘한 위징은 신하의 존재감을 말할 때마다 현세에 까지 회자되고 있다. 위징은 태종을 제거하려 했던 인물이다. 태종은 실권을 장악하고 그를 고문했다. 위징은 죽음 앞에서도 “주인을 위해 지모를 짜내는 일은 부하된 자로서의 의무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태종은 소신 있는 위징의 용기에 탄복하고 벼슬을 내려 간언을 받아들였다.

한번은 위징이 태종에게 질문을 던졌다. 양신(良臣)과 충신(忠臣)에 대한 물음이었다. 스스로 답하며 둘 다 훌륭한 신하이지만 양신은 국가가 흥해갈 때 있을 수 있는 신하이며 충신은 국가가 망해갈 때 생겨나는 신하라고 설명했다. 양신은 훌륭한 군주를 도와 더 잘하도록 바른 말하기를 겁내지 않고 충신은 못난 군주를 깨우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버리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위징은 자신은 양신이 되려고 한다고 했다. 이렇듯 나라가 태평성대의 꽃을 피우려면 명군과 양신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일찍이 중국 전한시대에 유향은 육정(六正)과 육사(六邪)를 피력했다. 좋은 신하와 나쁜 신하 이야기다. 육정을 정의 하면 조짐이 나타나기 전에 존망과 득실의 요체를 미리 아는 자는 성신(聖臣)이고, 마음을 비우고 뜻을 깨끗이 하며 임금을 깨우쳐 주는 자는 양신(良臣)이며, 몸을 낮추고 겸손하며 부지런히 일해 사직과 종묘를 편안하게 해주는 자가 충신(忠臣)이다.

그리고 일의 성패를 미리 간파하여 화근을 뿌리 뽑아 임금에게 근심이 없도록 하는 자가 지신(智臣)이며 선대의 법을 잘 계승하며 맡은 일에 충실한 자를 정신(貞臣), 국가가 혼란하고 임금의 정치가 도의에 어긋날 때 직언을 하는 자를 직신(直臣)이다.

이에 반해 육사는 관직에 안일하고 녹봉을 탐내며 세상 조류에 따라 이리저리 눈치나 보는 사람은 구신(具臣), 임금이 말한 것은 모두 좋은 말이라 하고 얼굴을 꾸미고 아첨을 일삼아 임금과 좋게 지내는 사람은 유신(諛臣), 말을 교묘하게 꾸며 선인을 투기하고 현인을 질투하며 등용하고 싶은 사람에 대해서는 착한 점만 밝히고 나쁜 점을 숨기며 쫓아내고 싶은 사람에 대해서는 잘못된 점만 밝히고 좋은 점은 숨기어 임금으로 하여금 상벌을 부당하게 하고 호령이 행해지지 못하게 하는 사람은 간신(奸臣)이다.  잘못을 바른 것으로 꾸미며 꺼낸 말을 시행하지 않고 이간하는 사람은 참신(讒臣)이며 권세를 독차지하여 경중을 농간하고 패거리를 조성하여 재물을 노리며 자신의 영화를 도모하는 사람은 적신(賊臣)이다. 또 임금에게 간사한 태도로 아첨하고 임금을 불의에 빠뜨리며 붕당을 이뤄 임금의 총명을 가리어 흑백과 시비를 구별 못하게 하며 임금의 악을 국내에 퍼뜨리고 이웃 나라에 들리게 하는 사람은 망국지신(亡國之臣)이다.

이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절실히 생각해 봐야 하는 이야기다. 사람 쓰는 일은 과거나 현재 중국이나 우리나 마찬가지로 중요한 일이고 그 덕목도 유사했다.

나라 일에만 신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조직이나 이러한 유형은 존재한다. 그래서 조직원들은 조직을 위한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윗사람들은 아래 사람을 알아보는 지혜가 중요하다. 수협도 곧 인사태풍이 예고돼 있다. 수많은 인재가 그 능력에 맞는 자리를 얻게 돼 창조적인 일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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