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걷기 좋은 길 4선(2) 인천 팔미도
우리 바다 걷기 좋은 길 4선(2) 인천 팔미도
  • 김동우
  • 승인 2015.09.24 15:08
  • 호수 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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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대교전경.
천고마비의 계절이 돌아왔다.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 답답했던 가슴이 트인다. 살랑대는 바람은 여름의 것과는 질감부터 다르다. 우리바다는 가을 제철 수산물로 입과 눈을 즐겁게 한다. 옆에선 해풍 맞은 벼들이 노랗게 익어가고, 고샅길 사이로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우리바다의 그림 같은 길 4곳을 소개한다.

인천항에서 뱃길로 50분. 느릿한 걸음으로 물살을 헤치는 배가 인천대교와 마주한다. 웅장한 교각의 미는 여행자들의 시선을 한동안 고정 시킨다. 어느새 인천대교가 뒷걸음질 치자 먼발치 팔미도가 눈에 들어온다.

팔미도란 이름은 여덟팔자에 꼬리 미자를 써 섬의 모양이 8자처럼 양쪽으로 뻗어 내린 꼬리와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팔미도는 1903년 6월 1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근대식 등대가 설치된 역사적 장소다.

이 등대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일제는 을사조약을 맺기 2년 전 일본 배들이 인천항을 드나들다 암초에 부딪히는 해난사고를 겪자 조선정부에 ‘통상장정(通商章程)’을 내세우며 등대 건설을 강요했다. 이는 조선경제를 수탈하는 제국주의 등불이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가 된 계기가 됐다. 또 팔미도 등대는 6.25 당시 연합군의 인천상륙을 의미하는 ‘크로마이트(Chromite)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장소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맥아더 장군은 팔미도를 우선 점령한 군인들의 등대 신호를 보고 포격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팔미도 등대는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그러다 지난 2009년, 무려 106년 만에 일반인들에게 팔미도의 살아 있는 모습이 공개되며 다시 국민들의 품으로 돌아 왔다. 몇 해 전 미국 언론 CNN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섬 33개를 선정했는데 이 명단에 팔미도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팔미도 등대는 지난 2002년을 마지막으로 새 등대에 그 역할을 물려주고 말았지만 아직도 수려한  모습은 그대로 남아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 팔미도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은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새롭게 들어선 등대 안으로 들어서면 팔미도의 역사적 의미와 소개, 인천 상륙작전 승전 기념 조형물 등을 즐길 수 있는 홍보관이 마련돼 있다. 건물 옥상에 마련된 등대 전망대에선 무의도와 실미도 등 탁 트인 서해안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또 등대를 중심으로 하는 해양문화와 항로표지 발달사를 학습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마련돼 있어 교육의 장으로 손색이 없다.

팔미도 등대 100주년 기념 상징조형물이 설치돼 있는 천년의 광장도 볼거리다. 100개의 빛 기둥이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모습은 지난 100년간 밤바다를 밝힌 팔미도 등대가 앞으로 다가올 천년의 세월동안 변함없이 우리나라 항로표지의 이정표가 되길 염원한다.

▲ 유람선을 타고 인천대교를 지나면 50분만에 팔미도에 닿는다.
천년의 광장을 지나 야외문화공간까지 가는 길은 드넓은 바다와 하늘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와 바다가 어우러진 팔미도 풍경을 가만히 보고있으면 자연스레 실바람에 근심이 날아갈 것만 같다.
여기다 팔미도에는 자연그대로의 미를 살린 둘레길이 잘 조성돼 있어 어렵지 않게 섬을 한 바퀴 둘러보며 걷기의 참 매력에 빠져볼 수도 있다. 이 길은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 풍경을 오롯이 느끼게 해준다. 생각지도 못한 청량감 있는 삼림욕은 팔미도의 또 다른 선물이다.




팔미도 가는 길

인천여객선터미널 옆 인천유람선 매표에서 오전 10시, 오후 12시 30분, 15시 출발하는 유람선을 이용하면 팔미도에 한 시간 정도 머물 수 있다. 단, 승객이 없을 경우 유람선 운항이 취소되기도 하니 문의는 필수다. 문의 032-88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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