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금리 인하의 절박한 외침을 들어라
정책자금 금리 인하의 절박한 외침을 들어라
  • 김병곤
  • 승인 2015.05.21 16:07
  • 호수 2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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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정책자금 금리 인하를 외치는 수산인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해양수산부 장관의 지역 방문이나 수협중앙회장의 지역별 조합장 간담회에서도 전국 어업인과 수산인들은 이 부문에 있어 전국 어디를 가나 한결같은 목소리다. 그만큼 어업 현장의 최대 현안이 영어자금을 포함한 수산정책자금 금리 인하인 셈이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여러 사람들의 입은 막기 어렵기 때문에 이 같은 어업인들의 건의를 무시하지 말아야 함에도 꿈적하지 않는다. 여럿이 마구 지껄이고 있는 의견 정도로 치부되고 있는 듯하다.

중구난방(衆口難防)이라는 말이 있다. 사전에서는 어수선하고 종잡을 수 없이 제각각 떠드는 것을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중국 고대사를 담은 역사서인 ‘십팔사략(十八史略)’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주나라 때 소공이 주여왕의 탄압 정책에 반대하며 충언했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개천을 막는 것보다 어렵다. 개천이 막혔다가 터지면 사람이 많이 다치게 되는데 백성들 역시 이런 위치와 같다. 그러므로 내를 막는 사람은 물이 흘러내리도록 해야 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그들이 요구하는 말을 들어야 한다”고 진언했다. 그러나 여왕은 소공의 이 같은 충언을 따르지 않았다. 결국 백성들이 난을 일으켰고 여왕은 도망가 평생을 갇혀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백성이 자유롭게 표현하는 생각과 말을 종잡을 수 없는 무질서와 혼란의 의미로 받아들이며 여러 가지 의견을 하나하나 받아 넘기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중구난방의 고사에서는 백성들의 생각과 말을 개천에 비유해 그 시대가 요구하는 일정한 요구와 흐름을 암시하고 있다.

어쩜 우리 어업인들이 그토록 갈망하고 있는 수산정책자금 금리 인하에 정부와 어업인들의 생각이 이처럼 다른 것은 중구난방의 해석 차이뿐만 아니라 어업인들의 현실에 대한 인식부족이 저변에 깔려있다. 어업인들은 지금 노령화와 세계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등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급기야 전국 어업인들은 조합장들의 서명을 받아 수산정책자금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조합장들은 국가 식량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수산업이 무한한 잠재력과 부가가치를 가진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서 정부의 정책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중요 산업이라는 점을 정부에 표명한 것이다. 어업인들이 수산물을 직접 생산하는데 필요한 운전성 경비를 수협을 통해 지원하는 영어자금을 비롯한 정책자금 금리가 너무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75%까지 하락했지만 영어자금의 경우 3%, 수산발전기금은 3%∼4%의 금리가 적용돼 저금리 기조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산정책자금 중 3% 이상 자금이 75.6%를 차지하고 있어 어족자원 고갈, 출어경비 증가와 치어가격 상승 등으로 어업경영 부담을 한층 가중시키고 고통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세계 경제의 침체로 인한 경기부양 차원의 금리인하 추세가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어 시중금리가 과거와 같이 고금리로 환원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점 등을 감안해 3%이상 자금의 금리 인하를 1%대로 인하해야 한다.

지금 수산업은 도약이냐 아니면 좌초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정책자금 금리 인하는 그래서 더 절실하다. 위정자들은 절박한 외침이 있는 곳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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