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해수부 장관들은 왜 노량진수산시장을 찾는가?
신임 해수부 장관들은 왜 노량진수산시장을 찾는가?
  • 이명수
  • 승인 2015.03.19 16:36
  • 호수 2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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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수산시장은 1927년 우리나라 최초의 수산물 도매시장인 경성수산 주식회사로 개장했다.

그러다가 1971년 6월 현재의 위치에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이 건립, 지금에 이르고 있다.

시장 주인이 여러번 바뀌었다가 2002년 2월 수협중앙회가 노량진수산(주)과 냉동창고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 최대 수산시장으로서 긴 88년의 역사를 지닌 노량진수산시장이 지금 또 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수협중앙회가 2007년 착공해 올해 8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이 그것이다.  

이 현대화사업이 완료되면 시민들은 친환경 최첨단 시설을 갖춘 수산시장에서 안전하고 신선한 수산물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된다.  

하루평균 3만여명이 이용하는 노량진수산시장은 명실상부 볼 거리, 먹을 거리, 즐길 거리가 있는 서울의 관광 명소로 재탄생 되는 것이다.

이처럼 도심속 수산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노량진수산시장에는 바뀌는 해양수산부 장관들의 단골 방문지로 잘 알려져 있다. 장관 취임 직후 길지 않은 시간에 의례적으로 시장을 방문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취임한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취임 4일만인 19일 새벽 노량진수산시장을 찾는다. 활기찬 새벽 수산시장의 기운을 수산행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민성 행정(民聲 行政)’의 구현이기도 하다.

유기준 장관 직전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취임 직후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했다. 역시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민생 행보의 중요성을 실천한 것이다.

그 이전의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예외없이 취임 후 3주만에 친숙하고 수산을 잘 알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노량진수산시장을 들렀다. 해양수산부 부활 전후 전직 장관들도 그닥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해양수산부 장관들은 왜 노량진수산시장부터 찾는 것일까?

여러 까닭이 있겠지만 살아 움직이는 해양수산부를 만들겠다는 결연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적잖은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초심이 퇴색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부활 3년차인 해양수산부는 장관이 3번이나 바뀌는 명운(命運)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해양수산부는 단명(短命)의 장관으로 말미암아 정체성(停滯性)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터진 세월호 사고는 국민적 신뢰가 실추되면서 해양수산부에 치명적 상처를 입혔다. 지지부진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대책과 중국 불법조업 등 각종 현안은 그대로 산적해 있다. 한마디로 해양수산부 그 시작은 창대(昌大)했으나 끝은 매우 초라했던 게 작금(昨今)의 실상이다. 

유기준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여부를 둘러싸고 10개월짜리 단명 장관이 될 것이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지난 16일 취임식에서 밝힌 공약(公約)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빨리 수산현안을 해소하고 성과를 내는 수산정책을 펼쳐야 한다.   

수산현장도 노량진수산시장만 있는 게 아니다. 부산공동어시장도 있고 전국 연안에 있는 산지위판장도 있다. 어촌과 어장, 어업인이 있는 곳 모두가 수산현장이다. 진정한 소통과 교감을 가져봐야 한다.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 놓여있는 해양수산부를 살리기 위해 유 장관 스스로 밀러 대위가 돼 ‘라이언 일병구하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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