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철 맞은 제주도는 강태공들의 천국
선선했던 바람이 벌써 옷깃을 파고들며 한기를 느끼게 한다. 주말이면 어느새 훌쩍 가버린 가을을 잡으려는 행락객들로 고속도로가 몸살을 앓는다. 붉게 물든 단풍은 하나둘 바람에 날려 살며시 땅 위를 물들인다. 오색찬란했던 가을 산은 속살을 드러내고 겨울 채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1년을 푸름으로 살아온 바다는 이맘때면 또 다른 활력으로 꿈틀댄다. 물 만난 대하, 꽃게, 꼬막은 물론이고 늘푸른 동해에서는 알이 꽉 찬 도루묵과 양미리가 풍년이다. 청청해역 제주에선 살이 오른 방어가 강태공들의 손맛을 자극한다.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지역 수산물 축제를 다녀왔다.
◆ 청정해역 제주서 관광객 유혹한‘방어축제’
이번 축제에는 제철을 맞은 방어를 즐기기 위해 비가 오는 날씨에도 전국에서 모인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방어 맨손 잡기, 선상 방어낚시 체험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행사는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쌀쌀한 날씨에도 관광객들은 수조 안에 몸을 던져 맨손으로 방어를 잡고 행복해 했다. 또한 방어회 시식코너가 마련돼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무료로 방어를 맛볼 기회를 잡았다.
한 참가자는 “맨손으로 방어를 직접 낚아 올릴 수 있어 무척 기뻤다”며 “방어축제를 마음껏 즐기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는 이런 축제가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어는 난류성 어종으로 최대 1m 이상 자라며 지방질과 고도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매우 높아 건강에 유익한 생선으로 손꼽힌다. 방어는 클수록 맛있으며 보통 2.5∼4㎏ 정도 성장한다.
또 방어의 지방은 대부분 DHA, EPA 등 혈관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산이며 비타민D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면역력을 높이고, 칼슘 흡수를 도와 골다공증, 골절 예방에 유익하다. 이밖에도 시력 개선을 돕는 아미노산인 타우린도 많이 들어있다.
◆지금 아니면‘말짱 도루묵’
가을과 겨울 동해안 지방의 대표적인 먹을거리인 도루묵과 양미리를 주제로 한 축제가 7일부터 16일까지 10일간 속초 동명항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이번 축제는 속초시수산업협동조합, 속초시유자망협회가 주최하고 수협중앙회가 후원한다.
이번 축제에는 지역 어업인이 직접 잡은 도루묵·양미리를 시중가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값싼 가격에 제철수산물을 맛볼 수 있다.
이밖에도 노래자랑 이벤트 및 밴드 연주회 등 다양한 문화 공연과 전시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양미리는 10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영동 중·북부 해상에서 주로 잡힌다. 도루묵은 한류성 어류로 먼 바다에서 살다가 11월부터 12월까지 연안에서 산란하며 조선시대 선조가 임진왜란 중 피란을 갔을 때 맛본 목어(木魚)다. 이후 맛이 좋아 은어(銀魚)라고 고쳐 부르게 했다가 전쟁 후 궁에서 다시 먹어 보니 맛이 예전보다 못해 이름을 ‘도로 물리라’고 해 ‘도루묵’이 됐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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