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경쟁력, 품질 고급화로 강화하자
수산업 경쟁력, 품질 고급화로 강화하자
  • 수협중앙회
  • 승인 2014.10.23 14:39
  • 호수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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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중 FTA 협상의 연내 타결 가능성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국제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자, 정보통신, 자동차, 중공업 등 핵심 산업에 비하여 영세 농수산업체 및 소규모 제조업체 대부분에서 FTA 발효에 따른 대비책을 완벽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수산업 분야만 하더라도 무역 수지는 각종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수입 급증으로 인한 적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1년 3억7400만달러의 적자를 시작으로 2005년 11억9100만달러, 2010년 16억6000만달러, 2013년에는 17억3000만달러를 넘어섰다.

그렇다면 최고의 후폭풍이 예상되는 한·중 간 FTA 타결을 맞아 국산 수산물의 수출 우위를 점하고 무역 수지 적자 상황을 개선시킬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겠지만 필자는 그 해답을 안전한 고품질 수산물 생산에서 찾고자 한다.

오늘날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은 가격뿐만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안전성 보증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산물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친환경 수산물 인증’, ‘수산물 HACCP(양식장)’ 등 다양한 정부인증제도가 도입, 시행되고 있다.

친환경 수산업 육성과 관련해서는 2011년 3월 친환경 양식을 선포하고 ‘친환경양식 5개년 종합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주도의 정책 사례를 눈여겨볼만 하다.

제주도 내에서 생산되는 양식넙치를 타 지역산과 차별화, 소비자들로부터 안전한 식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고품질 양식넙치를 생산해 해외 수출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도 차원에서 친환경 양식장을 2011년 20곳, 2013년 100곳, 2015년 2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으나 도내 친환경 인증 양식장은 지난해 전체 344곳 중 2곳, HACCP 인증 양식장도 7곳에 불과하여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도 차원의 관심과 지속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양식 활성화가 미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된 원인은 일반 양식 수산물과 가격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또는 HACCP 양식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반 양식장 대비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나 아직까지 소비시장에서 친환경 양식 수산물과 일반 양식 수산물이 비슷하게 취급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도 중국산 저가 수산물들은 국내 시장에 끊임없이 공급되고 있으며 한·중 FTA가 발효되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파죽지세(破竹之勢)의 중국산 수산물의 대량 유입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역으로 대중국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품질 경쟁력 강화’로 정면 돌파를 하는 수밖에 없다.

제주도는 도 자체의 꾸준한 관심으로 중국산 광어에 비해 품질이 우수한 친환경 양식 광어를 대량 생산,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대중국 수출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행 어획 어업 및 자원조성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향후 친환경 양식에 대한 집중 지원을 통해 고품질의 안전한 수산물을 대량 공급할 수 있는 기반 구축이 절실한 시점에 이르렀다.

지금부터라도 육종을 이용한 종자산업 육성, 친환경 배합사료 지원사업, 수산동물질병 예방백신 공급, 양식장 HACCP 지원, 면역증강제 지원사업, 생산이력제 추진 등 다양한 친환경 수산업 정책을 단계적으로 확대 실시, 확고히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 모두의 관심이 모아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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