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이야기>> 복어&아귀
수산물 이야기>> 복어&아귀
  • 수협중앙회
  • 승인 2014.10.23 14:39
  • 호수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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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수협을 비롯한 해양수산 관련 단체는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건강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산물을 먹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취지로 수산물 소비회복과 함께 장기적인 캠페인을 통해 수산물 소비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본지에서는 이에 발맞춰 ‘제철수산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수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복어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극찬한 맛

복어는 그 맛이 뛰어나 아주 오래전부터 먹었던 물고기다. 석기시대의 유물인 패총에서도 복어 뼈가 발견되고, 약 2200년 전에도 복어의 기록이 남아 있다.

복어는 그물에 걸려 올라오면 이빨을 빠득빠득 갈며 성을 내고 배를 잔뜩 부풀리기 때문에 진어 또는 기포어로도 불린다. 성질이 사납고 탐욕스러워 앞에 얼쩡거리는 것은 무엇이든 날카로운 이빨로 마구 물어댄다. 그래서 우리 속담에서는 원통한 일을 당하거나 원한을 가지고 이빨을 빠득빠득 갈 때 ‘복어 이 갈 듯 한다’고 했다.

복어는 이빨만 위험한 것이 아니라 알과 간장, 혈액에는 ‘테트로도톡신’이란 맹독이 숨어 있다. 1mg만 먹어도 죽음에 이르기 때문에 청산가리보다도 무서운 독으로 알려져 있다.

복어 전문조리사 자격증이 도입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혈액을 충분히 제거하지 않은 복어나 복어 알을 먹고 죽은 사람들의 기사가 심심찮게 신문을 장식하기도 했다. ‘복어 한 마리에 물 서 말’이란 속담은 이래서 생기게 됐다. ‘복어 알 먹고 놀라더니 청어 알도 마다 한다’는 속담도 마찬가지다. 복어 알을 먹고 얼마나 혼쭐이 났으면 그렇게 맛있는 청어 알도 거절하겠느냐는 뜻이 담겨 있다. 또 주제넘은 짓을 하는 사람을 빈정거릴 때 ‘칠산 바다 조기 뛰니 제주 바다 복어 뛴다’고 했고, 실속 없이 거만을 떠는 사람들에게는 ‘복쟁이 헛배 불렀나’며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는 이런 복어를 두고 ‘죽음과도 바꿀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렇듯 잘못 먹으면 죽음을 부를 수도 있는 위험한 생선이지만 식감이 탁월하고 담백해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고집스럽게 복어를 즐겼다.



아귀 생김새 때문에 불교 경전의 귀신 이름 붙어

‘못생겨도 맛은 좋아’란 유행어가 있지만 아귀는 못생기다 못해 흉측할 지경이다. 비늘이 없고 살이 물컹물컹한데다 우툴두툴한 피질돌기로 덮여 있어 징그럽게 느껴질 정도이기 때문이다.

‘아귀’란 이름은 불교 경전에 나오는 굶주림과 목마름의 형벌을 받은 귀신에서 온 것으로 입이 몹시 크고 흉하게 생긴 모습과 지나친 먹성을 연상케 해 붙은 이름이란다.

식당이나 어시장 같은 데서 발음하기 편리하도록 쉽게 ‘아구’라고 말하지만 정식 이름은 ‘아귀’다. 생긴 게 워낙 추하고 못생겨 그물에 걸려도 재수 없다고 바다에 바로 버려졌는데 이 때문에 ‘물텀벙’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음식을 욕심껏 입 안에 넣고 마구 씹어 먹는 모양을 두고 ‘아귀아귀 먹는다’고 표현하는 것을 떠올린다면 아귀의 이름은 쉽게 기억될 것이다.

아귀는 큰 입과 먹성으로 유명한데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먹잇감을 유혹하는 촉수다. 아귀의 입 바로 위쪽에 가느다란 안테나 모양의 촉수가 있어 이를 좌우로 흔들어 먹이를 일순간에 혼란시킨다. 일명 아귀의 낚시대라고 불리는 이 촉수를 이용해 아귀는 주변의 모래 색깔로 변색하고 고기들이 접근하면 순간적으로 큰 입을 벌려 통째로 삼켜버린다.

한 번에 자기 체중의 30% 이상을 먹어도 소화에 전혀 문제가 없는 아귀의 대식성은 또한 탐욕과 욕심의 상징으로 회자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아귀의 뱃속에는 통째로 삼켜버린 값비싼 생선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았고, 운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귀 먹고 가자미 먹고’란 속담이 전해졌다. 또 먹기는 많이 먹으면서 일은 도무지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먹기는 아귀 같이 먹고, 일은 장승같이 한다’거나 ‘아귀같이 먹고, 굼벵이 같이 일한다’는 속담도 유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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