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일본식 해양수산용어 바로잡자
한글날, 일본식 해양수산용어 바로잡자
  • 수협중앙회
  • 승인 2014.10.09 02:39
  • 호수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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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10월 9일은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반포한 지 568돌이 되는 날이다. 한글날은 훈민정음(訓民正音) 곧 오늘의 한글을 창제해서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고 우리 글자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다.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반포하기까지 우리에게 말은 있었으나 그것을 적을 글자는 없었으며 중국의 한자를 빌어다가 변형하여 쓰거나 그대로 쓸 수밖에 없었다.

일제치하 당시 일본은 우리민족의 뿌리인 한글 사용을 금지하고 창씨개명(創氏改名)을 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일제 통치 35년은 광복 후 지금까지 70년이 넘는 기간에 비하면 분명 짧은 기간이지만 이 기간 동안 일본이 남기고 간 그들의 잔재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너무나도 많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해양 수산 부문의 용어들 중 일본어 잔재의 흔적을 들어보자.

어업현장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일본식 용어는‘머구리(잠수부)’,‘갑바(비옷)’,‘뗀마(전마선)’,‘산마이(삼중자망)’,‘오로시(포뜨기)’,‘아사이찌(새벽어획물)’,‘요이찌(저녁어획물)’ 등이 있다.

수산물 명칭의 경우‘이까(오징어)’,‘아나고(붕장어)’,‘하모(갯장어)’,‘사시미(생선회)’,‘세코시(뼈 생선회)’,‘히라메(광어)’,‘스끼다시(부요리, 곁들임음식)’,‘지리(싱건탕)’,‘혼마구로(참다랑어)’,‘사요리(학꽁치)’,‘오도리(보리새우)’등 아주 많다.

회를‘사시미’라고 하는 건 이미 일본어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지만 그 외에도 꽤 많은 단어들이 일본어인지도 모른 채 사투리라고 여겨져 쓰이고 있다.

물론 일본어이기 이전에 우리 부모세대가 살아온 추억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그 단어들이 일본어이며 식민지 시대를 살아온 아픈 과거의 흔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과거 일제 침략기를 거친 세대들이 지금 우리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며 현재의 어부이자 수산업 종사자이기도 하다. 이제는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쉽사리 고치기 힘든 일제의 잔재라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후세에까지 전할 순 없는 일 아닌가.

지금부터라도 각 지역별 부처에서 수산물 명칭과 관련하여 포스터를 제작·배포하고 수산물 유통 시 지역별로 다르게 불리던 명칭을 표준명칭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

때마침 수협 수산경제연구원에서는 어업인들의 어종별 방언 사용에 따른 혼란 방지를 위해‘주요 어종별 표준어·방언 자료집 발간’을 준비 중에 있는 바 본 자료집은 지역별 어업인 및 관계자들에게 배포되어 실무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산물 표준 명칭의 사용이 보편화될 경우 수산물 식재료의 투명성 보장은 물론 수산물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도 한층 줄어들 것이라 생각된다.

세종대왕께서 만든 한글은 언어의 발음과 표기가 안 되는 외래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세계 최고의 언어이며 문자라고 인정받고 있다. 이렇게 아름답고 대단한 한글을 놔두고 심지어 일본어를 한국어로 오인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라나는 후세들에게도 일본 명칭을 그대로 대물림할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청산할것인가.

‘사시미’,‘아나고’,‘세코시’,‘하모’,‘스끼다시’,‘지리’ 등 우리가 이것을 무심결에 부르는 동안 후세의 초·중·고등학생들도 이러한 용어를 우리말처럼 여기며 사용할지도 모른다.

앞으로 한글에 더욱 관심을 가져서 하루빨리 일제의 잔재를 지워버리고 전 세계인이 한글의 매력에 빠져드는 그날까지‘한글사랑, 나라사랑, 수산물사랑’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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