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이야기>> 망둥이 & 전어
수산물 이야기>> 망둥이 & 전어
  • 수협중앙회
  • 승인 2014.09.25 16:30
  • 호수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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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수협을 비롯한 해양수산 관련 단체는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건강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산물을 먹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취지로 수산물 소비회복과 함께 장기적인 캠페인을 통해 수산물 소비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본지에서는 이에 발맞춰 ‘제철수산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수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망둥이  우리 속담의 ‘단골손님’

망둥이는 적응력이 뛰어나 극지대를 제외하면 지구상 어떤 곳에서도 서식할 수 있으며 염분이 높은 해역이나 담수에서도 생존한다. 또 수온의 높고 낮음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끈끈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봄철에 부화한 망둥이는 초여름부터 활발한 먹성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지렁이든 번데기든 전혀 가리지 않는다. 먹을 것이라면 제 동족의 살을 베어줘도 한 입에 덥석 먹어치울 정도로 앞뒤를 못 가린다. 그래서 눈앞의 이익을 좇다 더 큰 손해를 보는 한심한 행동을 할 때 ‘꼬시래기 제살 뜯기’라며 혀를 차게 된다. 꼬시래기는 망둥이를 말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망둥이는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낚을 수 있다. 자기 살을 잘라 미끼로 던져도 시시한 입질 따위는 하지 않고 한 번에 목표물로 덤벼들어 줄을 조금만 늦게 당겨도 낚시 바늘은 이미 망둥이 뱃속에 들어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바보도 낚는 망둥이’란 얘기를 한다.

가을철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 망둥이는 씨알이 굵고 맛이 좋아 ‘봄 보리멸, 가을 망둑’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농어목 망둑어과로 분류되는 망둥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고기 가운데 가장 많은 종으로 분화된 흔한 물고기다.

흔하다는 것을 친숙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너무 흔하다 보니 무시와 푸대접을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망둥이가 뛰니까 전라도 빗자루도 뛴다’는 속담이 이를 대변한다. 남이 뛰니까 아무 관련도 없고 그럴 처지도 못되는 사람이 덩달아 날뛴다는 말로 어중이떠중이 모두 나설 때 쓰는 표현이다.



전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일품 생선

바람이 한결 시원해지는 하늘이 드높은 가을이다. 가을의 별미를 알리는 제철 음식으로는 전어 회나 전어 구이를 따를 만한 것이 없다. 이맘때 잡히는 전어는 유선형의 날렵한 몸매가 돋보인다. 또 푸들거리는 노란 꼬리에는 한껏 기름이 올라 있다.

어찌나 맛이 좋은지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그 맛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라 한다’고 했다.

우리 조상들은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말’이라든가 ‘며느리 친정 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느니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로 가을 전어의 맛을 표현했다. 전어는 봄철인 3~6월 산란을 하고, 여름에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먹고 자라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가을쯤 되면 몸길이가 20cm 정도로 자란다.

이때는 1년 중 지방질이 가장 많아 뼈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가장 강해진다. 얼마나 맛이 있으면 ‘가을 전어 한 마리가 햅쌀 밥 열 그릇 죽인다’는 속담도 있겠는가.

가을 바다에서 갓 잡은 전어는 은빛이면서 은은한 비취색을 띤 날렵한 몸매와 불그스레하면서 탄력 있는 속살을 지녔다.

비늘만 벗기고 뼈째 두툼하게 썰어낸 전어 회에 양념 된장과 마늘을 곁들여 가을 상추에 싸먹는 그 맛은 어찌 깨 서말과 바꿀 수 있으랴.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뒷맛은 깨소금 맛 보다도 더 깊고 은은하다. 활어의 쫄깃쫄깃한 살맛을 강조한 일반 회와 확실히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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