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이야기>> 군평선이 & 자리돔
수산물 이야기>> 군평선이 & 자리돔
  • 수협중앙회
  • 승인 2014.08.21 16:48
  • 호수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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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수협을 비롯한 해양수산 관련 단체는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건강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산물을 먹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취지로 수산물 소비회복과 함께 장기적인 캠페인을 통해 수산물 소비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본지에서는 이에 발맞춰 ‘제철수산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수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군평선이

이순신 장군 맛에 놀라 ‘평선이’로 이름 지어
여수지방에선 굴비보다 더 값지게 치는 생선

군평선이는 농어목 하스돔과의 바닷물고기다. 몸 색깔은 회갈색 바탕에 머리에서 꼬리까지 폭 넓은 갈색 줄무늬가 있다.

제 등지느러미는 가시가 두껍고 단단해 빗살이 굵고 성긴 얼레빗처럼 생겼으며, 노란색 제2등지느러미는 빗살이 촘촘하고 작은 참빗처럼 생겼다. 따라서 얼게빗등어리, 챈빗등이, 딱때기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군평선이는 생김새도 독특하지만 이름 또한 여느 물고기와 달리 개성이 넘친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직전 전라좌수사로 여수에 부임했을 때다. 어느 날 아침에 처음 보는 생선요리가 식탁에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처음 맛본 생선의 맛이 너무 좋아 이순신 장군이 놀라며 시중드는 관기에게 이름을 물었는데 관기는 물론이고 아무도 이 생선의 정확한 이름을 몰랐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은 시중을 드는 관기의 이름이 ‘구평선’인지라 “그럼 이제부터 ‘평선이’라 불러라” 해서 ‘평선이’가 됐는데, 그 이후로 구워서 먹으면 특히 맛이 좋았기에 평선이 앞에 군(구운)자가 붙기 시작하면서 ‘군-평선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군평선이는 우락부락하고 깊은 물속에 사는 생선이라 뼈가 세고 굵어서 막상 구워먹으려면 살코기는 별로 많지 않다. 그러나 맛을 보면 삼삼하고 담백하면서 감칠맛이 넘친다. 그래서 그런지 뼈가 많은 군평선이와 양태를 일러 ‘먹어도 한 접시 안 먹어도 한 접시’라고 한다.

군평선이는 여수 지방에서 알아주는 생선으로 굴비보다 더 값지게 친다. 정문기 선생님의 한국어도보에도 여수지방 군평선이가 가장 맛이 좋다고 기록돼 있다. 어찌나 맛이 좋았는지 ‘샛서방 생선’으로도 통하기도 하는데 남편에게는 아까워서 안 주고 샛서방에게만 몰래 차려준다는 생선이 바로 군평선이다.



자리돔

태어난 자리 지키는 붙박이 물고기
5월~8월까지 산란기 맛이 가장 좋아

자리돔은 난류의 영향을 받은 제주도, 외해에 면한 남해안의 섬, 울릉도 등지의 산호와 바위가 많은 지역에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물고기다.

몸은 달걀 모양이며 엷은 다갈색으로 가슴지느러미의 시작 부분에 진한 흑청색의 반점이 있다. 물속에 있을 때는 등지느러미 끝의 꼬리자루 쪽에 눈알 크기의 흰색 반점이 있으나 물밖에 나오면 없어진다. 자리돔은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가능한 한 떠나질 않는 물고기다. 아열대성으로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자리돔은 멀리 이동하지 않고 한 자리에서 붙박이로 일생을 보낸다. 그래서 이름까지도 자리돔인 것.

일본에서는 자리돔을 참새 작자와 도미 조자를 써서 ‘스즈메다이’라 부르는데, 자리돔의 색깔, 모습뿐만 아니라 무리지어 태어난 곳을 떠나지 않는 습성까지도 참새를 닮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를 상징하는 물고기로 자리돔을 꼽는데 이지역에선 보통‘자리’라고 부른다. 자리는 보리이삭이 패는 5월 하순부터 8월까지가 산란기로 이 시기의 맛이 가장 좋다. 타지에 나가 있는 제주 사람들은 땀이 흐르는 초여름만 되면 자리가 먹고 싶어 고향 생각이 간절하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자리물회는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시원하고 구수한 맛 때문에 제주의 여름 식단에는 빠지지 않는 요리다.

제주 속담 중에는 ‘자리 알 잘 밴 해 보리 풍년 든다’는 말이 있다. 우리 선주들은 어류의 생태를 통해 농작물의 풍흉을 예측하기도 했는데, 보리 이삭이 팰 무렵에 그물로 떠올린 자리의 알밴 정도를 보고 그 해 보리의 결실이 좋을지 나쁠지를 예측했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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