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이야기 농어&키조개
수산물 이야기 농어&키조개
  • 김동우
  • 승인 2014.07.24 16:50
  • 호수 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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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수협을 비롯한 해양수산 관련 단체는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건강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산물을 먹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취지로 수산물 소비회복과 함께 장기적인 캠페인을 통해 수산물 소비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본지에서는 이에 발맞춰 ‘제철수산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수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농어  잘 빠진 몸매의 8등신 생선

‘음력 5월에 농어를 고아 먹으면 곱사등이(꼽추)를 편다’는 속담이 있다. ‘봄 조기, 여름 농어, 가을 갈치, 겨울 동태’란 옛말도 전해진다.

농어는 6월~8월이 제철이다. 이때가 맛도 절정이다. 농어는 몸매가 쭉 빠져 별명이 ‘8등신 생선’이다. 길고(50cm~80cm) 납작한 몸과 큰 입이 특징이다.

가을이 되면 농어는 겨울 채비와 산란을 위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나 바다로 이동한다. 일본인들은 이를 “농어가 가을 천둥소리에 놀라 깊은 바다로 도망간다”고 표현했다.

여름 농어는 입안에 군침이 돌게 한다. 경남 통영, 남해 지방에서 회자되는 농어 관련 옛 이야기가 재미있다.

염라대왕이 “통영산 농어회 먹어봤냐”라고 묻자 사자가 “안 먹어 봤는데요”라며 더듬거렸다고 한다. 그러자 “맛이나 보고 오라”면서 이승으로 되돌려 보냈다는 우스갯소리다.

옛 중국 사람들도 농어 맛에 반했던지 ‘송강노어’(淞江盧漁)란 사자성어까지 지어냈다. 중국 전국시대 때 한 선비가 타지에서 벼슬을 하다 고향 송강의 농어(노어)맛이 너무 그리워 관직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되돌아갔다는 일화에서 유래한다.

농어는 횟감용 생선으로 인기가 높다. 조선 시대엔 살을 가늘게 썰어서 상에 올렸다. 지금은 대개 포를 뜨듯이 도톰하게 살을 떠 먹는다. 살에 참기름을 약간 넣고 손으로 조물조물 버무리면 농어회가 완성된다. 참기름을 치면 고소한 맛이 더해지고 시간이 약간 흘러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 무친 농어 살은 빛깔이 파르스름하다. 농어는 넙치(광어), 조피볼락(우럭)처럼 흰 살 바다 생선이다. 여느 흰 살 생선들처럼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다. 여름에 한참 맛이 오를 때는 살의 지방 함량이 두 배 이상 높아진다. 농어의 지방은 대부분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므로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키조개 단백질이 풍부한 바다의 쇠고기


키조개는 껍데기의 길이가 25~30cm에 달하는 대형 조개다. 껍데기 모양이 아래로 갈수록 점점 넓어지는 삼각형이다. 농가에서 곡식의 쭉정이나 티끌을 골라낼 때 쓰는 키(箕)와 닮았다고 해 키조개란 이름이 붙었다. 도끼조개, 가래조개라고도 부른다.

남해안의 청정 해역인 득량만, 여자만과 서해안의 보령, 서천, 태안, 군산, 장흥의 청정 해역 갯벌이나 모래 속에서 주로 산다. 전복, 백합과 함께 3대 고급 패류로 꼽힌다.

성인 손바닥만한 키조개 껍데기에선 검은색 진주광택이 난다. 껍데기를 벗기면 둥근 관자가 나온다. ‘가이바시’란 일본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관자는 키조개에서 가장 맛이 뛰어난 부위다. 모양대로 관자를 둥글게 썰어야 질기지 않다. 달고 쫄깃쫄깃한 데다 맛이 깊은 관자는 회초밥, 샤브샤브, 죽, 탕, 구이 요리의 재료로 인기가 높다.

영양학적으론 저열량,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다. 단백질이 풍부해 ‘바다의 쇠고기’로 손꼽히기도 한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간 해독을 돕는 타우린도 풍부하다. 역시 간의 해독 작용에 유익한 메티오닌, 시스테인 등 함황(含黃) 아미노산도 많이 들어있다. 애주가들에게 권하는 이유다. 술꾼들은 키조개를 얇게 썰어 대개 문어와 함께 술안주로 즐긴다.

‘아연의 보고’라고 불릴 만큼 아연 함량이 높은 것도 돋보인다. 아연은 정자생성을 돕고 미각 장애, 당뇨병 예방, 성장 촉진에 유익한 미네랄로 알려져 있다. 키조개가 강정식품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은 아연의 효능 덕분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키홍합이라 한다. 빛깔은 붉고 털이 있다. 돌에 붙어 있으나 곧잘 떨어져 헤엄도 친다. 맛이 달고 산뜻하다”고 기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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