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는 전통 조기잡이 안강망 어선인 ‘중선배’ 선주들이 많이 살았던 섬이다. 풍어제도 중선배를 부리던 이 선주들이 중심이 되어 해마다 정초에 마련했던 전통민속. 이제는 조기자원 감소와 더불어 중선배는 사라지고, 마을 주민 대부분은 앞 바다에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에서 바지락을 키우거나, 5톤 미만의 소형어선을 이용한 어선어업으로 알찬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 섬사람들은 예로부터 임경업 장군 등 여러 풍어의 신과 함께 진대서낭(뱀)도 황도 당산에 살고 있다고 믿어, 뱀과 상극인 돼지를 키우지도 또 먹지도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형문화재인 서해안풍어제 만신들에 의한 풍어굿이 진행되면서 굿당 안은 사람들로 발 딛을 틈조차 없어진다. 마을 사람들 보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이 더 많은 듯 하다.
사는 게 예전 같지 않아도 굿판의 인심만은 여전하다. 시장할 즈음이면 제물로 바쳤던 소고기 산적이 관광객들에게 나눠지고, 막걸리 잔도 부지런히 오가면서 굿판은 잔치 판으로 변한다. 어업인이 따로 없고, 관광객 구별도 없이 마을노인들이 부르는 배치기 소리에 덩실덩실 어깨춤을 춘다.
사람들이 별안간 당집 밖으로 몰려간다. 어업인들의 ‘당 오르기’가 벌어진 것이다. 어선에서 미리 뱃기를 뽑아온 어업인들이 앞 다투어 당집 마당까지 뛰어온다. 가장 먼저 당산에 닿는 뱃기의 임자가 그 해 가장 많은 조기를 잡는다니 온 힘을 다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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