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수산물 안심하고 먹자
여름철 수산물 안심하고 먹자
  • 수협중앙회
  • 승인 2014.06.26 17:58
  • 호수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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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연일 높은 습도와 30℃ 이상의 무더위에 체감하는 불쾌지수는 극에 달하고 있다. 장마철 장대비가 내리는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욕부진으로 인한 체력저하와 건강관리를 걱정하고 있으며 각종 세균 번식이 왕성해지는 시기인 만큼 음식물 섭취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이맘때쯤이면 원기회복에 좋은 보양식으로 알려진 삼계탕, 보신탕 등 뜨거운 음식들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반면, 생선회와 초밥 등 날 것으로 섭취하는 신선한 수산물은 관심에서 멀어진다. 아니나 다를까 회사에서의 회식자리나 가족들과의 외식장소를 탐문하기 위해 여기저기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횟집은 파리만 날리는 개점휴업상태에 빠져 있다.

어쩌다 횟집에서 생선회를 먹고 있는데 신문 기사나 뉴스 보도에 생선회를 섭취하고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하는 날에는 생선회를 먹고 있으면서도 찝찝한 마음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

이토록 우리나라 국민들이 여름철 장마기간 생선회 위생에 대하여 강한 불신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속설에 따르면 ‘장마철의 고온 다습한 시기에는 비브리오패혈증균 등 식중독 세균의 증식이 활발해 위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과, ‘어선이 자주 출항하지 못해 싱싱한 횟감을 공급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 최고의 생선회 권위자로 알려진 조영제 부경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그동안의 연구 결과, 비오는 날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비브리오패혈증균에 오염시킨 회를 인큐베이터에 넣고 저장실험을 한 결과 동일한 온도 조건에서 습도가 높아도 균이 증식한 정도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는 “요즘은 횟감의 90% 이상이 양식산이기 때문에 어선이 출항하지 못해 싱싱한 횟감을 공급받을 수 없다는 주장도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하였다.

횟집 상인들 역시 “지금은 교통이 발달하고 유통과정이 개선되어 바닷가 횟집과 대도시 내륙에 있는 횟집의 차이가 없어졌다”며 “조리기구 살균이나 수족관 관리 방식도 과거와는 달라 날씨가 나쁜 것과 횟감의 신선도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도 과거 여름철 비 오는 날에 생선회를 먹는 것을 자제해 왔으나 이제는 근거 없는 속설에 휘말리지 않고 생선회를 즐겨먹는다는 것이다.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인 비브리오패혈증의 경우 간질환자나 신부전증환자 등 지병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이 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그리고 면역결핍환자들이 어패류 섭취를 원한다면 가열조리 후 취식토록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발생하면 이 질병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언론의 보도도 필요하지만 위생적인 수산물 조리법이나 취약계층에 대한 예방 위주의 보도도 중요하다.

결국 필요 이상의 과민반응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두었으면 한다.

6월을 맞아 해양수산부는 농어와 광어를 제철수산물로 선정하였다. 이들 수산물은 단백질이 풍부하여 여름보양식으로 제격이다. 비타민, 인, 철분, 칼슘이 풍부하여 허약한 아이와 산모들의 원기회복에도 아주 좋다.

때 이른 찜통더위와 지겨운 장맛비로 심신이 쇠약해지기 쉬운 한여름철, 단백질과 미량원소가 풍부한 제철수산물로 우리의 육체를 보양하고 온 가족의 건강밥상을 차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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