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사업 붐업(Boom-Up)을 꿈꾸며
구매사업 붐업(Boom-Up)을 꿈꾸며
  • 수협중앙회
  • 승인 2014.04.10 16:47
  • 호수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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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수협중앙회 자재사업부장

1844년 12월 21일 영국 랭커셔 주 로치데일에서 28명의 노동자가 출자한 조그만 가게가 문을 열었다. 이게 바로 세계최초의 ‘소비자 협동조합’인 로치데일 조합이었다.

산업혁명이 진행되던 당시 영국에서 노동자의 근로조건은 매우 열악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소비환경이었다. 많은 공장주가 월급대신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서만 쓸 수 있는 쿠폰을 지급했는데 이 가게의 식품은 질이 매우 낮고 값이 비쌌다. 밀가루에는 잘게 부순 석회암을 섞었고 맥주에는 아편이 섞여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공장에 싸가는 도시락은 식빵 한 조각에 동물 지방을 바른 게 전부였다.

자신과 가족들이 심각한 건강 문제에 직면했다는 점을 깨달은 노동자들이 모여 만든 게 로치데일조합이다. 여기서는 유해 물질을 섞지 않은 밀가루와 버터, 설탕, 오트밀을 공동 구매해 지역 노동자들에게 저렴하게 팔았다. 적은 임금으로 가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협동조합이었기에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싸고 품질이 좋은 물품을 공정하게 거래하는 것’이었다. ‘세상을 바꾸는 소비자의 힘’이란 책에 나온 한 대목이다.

로치데일 조합은 협동조합의 존재목적과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잘 조화시킨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으며 이를 우리 수협과 비교한다면 근접한 사업방식이 구매사업이라 할 수 있다. 어업인들이 조직한 협동조합을 통해 싸고 품질이 좋은 선수물자나 생활 물품을 공급하기 위해 구매사업이 시작됐다.

2014년 현재 수협의 면세유를 제외한 기자재·선수물자 사업은 년 1500억원 규모로 우수한 어업자재를 공동구매를 통하여 보다 싼값에 조합원에게 공급하려 하고 있으나 저수익구조 특성상 일부 조합이 결손을 보고 있어 기피하고 있는 사업 중의 하나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시중 도매가격과 비교해 볼 때 년 평균 약 14%의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만약 구매사업을 포기한다면 어업인들은 추가적인 비용 210억원을 부담할 것으로 추정되므로 가격상승 저지효과가 있다.

어업경비절감과 시중 어자재(기자재·선수물자)가격상승 억제력을 제공해 이를 통한 안전조업과 소득증대에 기여함으로써 협동조합 존재가치를 제고할 수 있음을 확신한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구매사업을 육성해 가야할 사업임이 분명하다.

수협중앙회 자재사업부는 이와 관련 어자재 취급규모 확대를 위해 2013년부터 회원조합에 기자재·선수물자 목표를 부여하고 매년 평가를 통해 우수조합 직원에 대한 표창과 포상금을 수여하고 있으며 올해도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회원조합 구매사업 활성화의 동기 부여를 위해 지난해 여수수협, 굴수하식수협의 연쇄점을 우수회원조합으로 선정해 홍보책자 7000부를 배포했다. 또한 조합직원들의 업무환경 개선(회계, 재고, 미수금관리 등) 및 공동구매 확대를 위해 일선수협 통합전산망이 2015년 내에 개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어업용 기자재 제품 정보사이트’를 개발, 수협 홈페이지에 연결해 이번 4월부터 기자재 가격 비교와 제품설명을 통한 어업인의 비용절감 및 합리적인 구매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또 올해 컨설팅 전문 직원을 양성 또는 채용해 회원조합 연쇄점 개설과 운영을 지원코자 추진 중이고 워크숍과 제도개선연구회 등을 통해 조합간 소통과 발전을 이루어 나가고자 한다.

어업인과 수협 발전을 위해 구매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구매 붐업(Boom-Up)이 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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