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좋은 날!”
“대게 좋은 날!”
  • 김동우
  • 승인 2014.04.10 16:47
  • 호수 2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덕 대게 축제를 즐기는 3가지 방법


올해로 17번째를 맞는 ‘영덕대게축제’가 강구항 일원에서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개최됐다. 축제 첫날엔 대게가 처음으로 임금님께 진상된 서기 931년에 맞춰 강구대게거리 1km를 군민, 기관단체, 사회단체, 학생, 출향인 등 931명이 함께 걷는 ‘게판’ 거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영덕군은 대게낚시 체험장을 2곳으로 늘리고 체험 횟수도 탄력적으로 운영해, 더 많은 방문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대게 깜짝 경매는 방문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종전 방식을 탈피해 예정가격 맞추기 방식을 도입했다. 그 뜨거웠던 축제의 현장을 다녀왔다.


#1 황금 대게를 잡아라!

영덕 대게 낚시 체험 신청자들이 행사장 주변으로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신청자들은 기대에 찬 눈으로 낚싯대를 하나씩 집어 들었다.

마음이 급한지 아스팔트 위에서 낚싯대를 던지며 연습을 하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행사장 문이 열리자 좋은 자리를 잡으려는 참가자들이 앞 다투어 대형 수조주변으로 몰려들었다.

특히 대게낚시 체험은 순금반지를 끼고 있는 황금대게를 잡을 수 있는 행운이 기다리고 있어 어느 행사장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드디어 대게가 수조안에 입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먼발치에 있는 대게를 낚아채기가 여의치 않은 눈치였다. 여기저기서 아쉬운 한탄소리가 터져 나왔다. 요령을 터득한 참가자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대게를 낚아 올리기 시작했다. 잠시 뒤 수조안에 있던 운영요원이 슬며시 한 어린이 참가자의 낚싯대에 대게 한 마리를 끼워 넣었다.

“엄마! 엄마! 저기보세요. 대게가 순금반지를 끼고 있어요!”


#2 빛과 같은 경매의 매력을 보다

오전 8시 30분 강구수협 유통사업과 건물 앞은 긴장감이 맴돌기 시작했다. 이날 경매에 나온 대게는 모두 7000마리.

선원들은 잡아온 대게를 배에서 꺼내 크기별로 진열을 시작했다. 거꾸로 뒤집힌 대게들이 집게발을 벌린 채 힘차게 발버둥을 쳤다. 한쪽에서는 관광객들이 갓 출하된 대게의 생동감을 즐거운 눈으로 바라봤다.

매수인들은 한쪽에서 귀엣말을 주고받았다. 경매사는 묵묵히 선원들의 진열작업을 바라봤다. 경매사와 매수인 그리고 관광객들까지 몰리면서 경매장 주변은 활기가 넘쳐흘렀다.

경매사가 확성기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매수인들은 경매사의 입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경매사는 매의 눈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매수인을 기막히게 찾아내 낙찰가를 불렀다.

어느 순간 가격이 오갔는지 파악조찰 못할 속도로 경매가 끝나고 시작하기를 반복했다.


#3 ‘블루로드’ 미풍에 실린 바다 내음에 절로 신이 나는 길

전국에서 영덕 강구항만큼 대게로 유명한 곳도 없다. 하지만 강구항에서 대게만 먹기에는 뭔가 좀 아쉽다. 꼭 축제가 아니더라도 강구항에 가게 되면 영덕 블루로드를 걸어보는 걸 추천한다.

대게로 배를 채우고, 블루로드에서 건강까지 찾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괜찮은 여행지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강구항에서 풍력발전단지까지 이어지는 블루로드 A코스는 육산의 부드러움이 매력인 길이다.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은 능선을 걷다 마주친 푸른 동해의 풍경은 어머니 가슴처럼 아득하고 포근하다.

코스 끝에서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풍력발전단지는 자연 속에서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는 것만 같다. 부드러운 미풍이 블루로드를 매만지듯 스쳐지나간다. 멀리 어선 한척이 바다 한 가운데에 하얀 실선을 그리며 만선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