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문명과 바다·바다맛기행
[도서] 문명과 바다·바다맛기행
  • 수협중앙회
  • 승인 2014.02.06 18:21
  • 호수 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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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인을 위한 유일한 복지전담기구인 어업인교육문화복지재단에서는 2011년부터 어촌지역 도서보급 사업을 하고 있다. 도서보급 사업은 우리 수산을 널리 알리는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향후 수산의 미래를 함께 이끌어 나갈 인재양성과 어촌주민의 생활 속 문화향유의 기회 확대를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해양생태계 및 해양과학 서적 등 우리 바다에 대한 친숙함을 느낄 수 있는 어린이 도서 14종, 바다를 소재로 한 흥미로운 생활교양 도서 6종, 수산관련 전문 도서 3종 등 총 1만1670권을 어촌지역 초·중·고등학교 및 수산관련 대학교, 어촌계와 마을회관 등 400개소에 보급했다.               
어업in수산에서는 그 중 몇권을 소개한다.


문명과 바다

저  자 : 주경철
출판사 : 산처럼


바다에서 만들어진 근대

근대 세계사를 바다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해본다. 육로로만 소통해 오던 세계는 아주 제한된 범위의 교류 외에는 서로 고립되어 발전될 수가 없었다. 하지만  15세기 이후 바다라는 넓은 교역은 세계사 혹은 지구사의 흐름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저자인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인 주경철은 서구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근대 세계에 접근한다.

대륙에서 벗어나 바다에서 형성된 근대의 세계를 조명하다

15세기 이후 동떨어져 있던 각 문명권들은 바다를 통해 갑자기 소통하기 시작했다. 특히 콜럼버스의 항해 이후 짧은 기간에 전세계 모든 지역이 바다를 통해 연결됨으로써 진정한 세계사 혹은 지구사의 흐름이 형성됐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 근대 세계는 바다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는 이제까지 대륙 문명의 관점, 그 중에서도 주로 농경문화권의 관점에서 바라보던 역사에서 벗어나, 바다를 통해 형성된 근대의 세계를 조명해 본다.

즉 이 책에서는 연안 지역과 섬, 바다 사이에서 세계 문명들이 만났을 때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다양한 역사적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 바다에서는 사람들과 상품뿐만 아니라 지식과 정보, 사상과 종교, 언어, 동식물과 병균 등까지도 교환됐으며, 이러한 상호 접촉과 소통은 의욕에 찬 교류로 정착되기도 했지만 대개는 갈등과 지배로 이어지고 무력 충돌, 경제적 착취, 종교적 탄압, 환경 파괴와 전염병의 발발 등이 일어나게도 했다.

해양세계를 무대로 일어났던 이러한 복잡다기한 사건들과 고통에 찼던, 혹은 활기찼던 삶들을 이 책에서는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



바다맛기행

저  자 : 김준
출판사 : 자연과 생태


바다 맛, 바다생물과 어업인을 이어준 연결고리

바다 맛을 중심으로 바다생물의 생태와 땀 내음 가득한 어업인들의 이야기.

같은 음식이라도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의 차이는 크다. 어업인이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우리 밥상에 올랐을 때, 그 이름과 생태, 어획 시기, 주요 어장, 음식이 된 역사적 배경을 알고 있다면 우리의 먹는 행위는 생계가 아니라 문화가 된다.

이 책에는 우리 바다에서 나고 조상 대대로 즐겨온 대표적인 해산물과 그것을 지혜롭게 활용한 어업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최고의 맛을 내는 시기, 요리 방법에 따라 천차만별인 맛, 꼭 그곳에 가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명품 산지와 바다생물, 바다를 가꾸며 살아가는 어촌 사람들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고 버무려져 날 것 같던 바다 맛이 문화로 다가온다.

바다 맛의 재료인 해산물은 인류보다 더 오랜 세월 바다와 갯벌을 누벼온 생물들이다. 어업인들은 바다생물의 습성을 잘 알고 있고 그들의 삶을 보호해주며 필요한 만큼만 활용해왔다.

지역 특색에 맞게 발전한 음식이야말로 바다생물과 어업인이 공생하며 이루어낸 어촌문화의 정수이다.

바다 맛을 제대로 즐기는 법

제철에 주요 산지를 찾아 먹는다면 대략 90%가량의 맛을 보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나머지 10%는 뭘까? 아무리 맛난 음식이라도 먹는 방법을 모르면 제 맛을 즐길 수 없다.

남도에서 최고의 해장국으로 인정받는 매생이굴국은 김이 나지 않아, 뜨거운 줄 모르고 먹었다간 입천장이 홀라당 벗겨진다.

그리고 매생이는 예쁘게 먹으려고 하면 흘러내리기 때문에 제대로 그 맛을 즐기기 어렵다. 코 박고 후루룩 소리를 내가면서 먹어야 한다. 소리를 크게 낼수록 더 맛있다.

전복회를 먹을 때 칼을 대면 전복 살이 딱딱해진다. 그래서 전복을 통째로 베어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병어는 된장빵(된장양념에 찍어먹는 회)으로 먹어야 맛있고, 대구탕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오직 대구만 넣고 끓여야 더 맛있다.

바다 맛의 흥망성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수가 갯벌을 차지했던 칠게는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갯벌의 개발과 인간의 탐욕으로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칠게가 사라지면 칠게를 먹기 위해 찾아왔던 도요새도 발길을 끊게 마련이다.

한때 염전의 잡초에 불과했던 함초는 이제 고급 식재료나 부작용이 없는 명약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뿐인가. 김 양식장들은 이제 대부분 전복 양식이나 매생이 양식으로 업종을 바꾸었다.

동해에서 북쪽으로 사라져버린 명태와 남쪽으로 내려간 오징어 덕분에 동해안 어부들의 삶도 많이 달라졌다. 바다 맛은 영원히 고정된 것이 아니다. 인간의 개입과 자연의 변화에 따라 자꾸만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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