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양식으로 FTA 파고 넘자
친환경양식으로 FTA 파고 넘자
  • 수협중앙회
  • 승인 2014.02.06 11:28
  • 호수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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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최근 수산산업 분야의 주요 관심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아닐까 한다. 중국은 수산물 생산면에서 약 6000만톤, 한국은 약 300만톤으로 그 격차가 20배에 이르며, 어선척수도 중국이 100만척 이상인데 반해 한국은 7만5000척 밖에 되지 않는다.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수산물의 대량유입으로 국내 수산물 생산기반의 초토화라는 우울한 결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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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나라 속담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라는 말처럼 현실을 직시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지혜롭게 대처해나가면 될 것이다. 즉, 중국산 수산물의 물량공세에 우리나라 수산물은 고품질과 안전성이라는 무기로 대응하면 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친환경양식이다.

세계적인 석학들은 가까운 미래에 인류 식량문제 해결의 열쇠로 수산양식을 꼽고 있다. 엘빈토플러는 1980년 ‘제3의 물결’에서 수산양식을 포함한 해양산업이 미래 4대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 전망했다. 스마트폰 출현을 전망한 조지 워싱턴 대학 윌리엄 하랄 교수도 2008년 ‘기술의 약속’에서 수산양식이 주력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저명한 미래학자들이 의견을 같이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양식수산물의 사료효율(사료 섭취량과 증체량에 대한 비율)이 가축보다 높기 때문이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의 발표에 따르면 돼지 1㎏ 생산에 사료 3.5㎏이 요구되며, 소는 5.5㎏의 사료가 소비된다.

반면 어류양식에서는 1㎏ 생산에 약 1.2㎏의 사료면 가능하다. 심지어 치어 시기에는 사료 0.8kg로 1kg을 생산하기도 한다.

지금 세계는 ‘수산물 = 건강’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파르게 수산물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인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1998년 11kg에서 2009년 32kg으로 20년 만에 3배가 늘었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하여 2020년에는 40.8kg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중국의 1인당 수산물 소비가 1kg 늘어날 때 130만톤의 수산물 증가가 필요한데, 이는 우리나라의 연근해 어획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따라서 한중 FTA가 큰 위기로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에게 13억 중국인들의 수산물 섭취증가는 분명 기회요인이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한중 FTA 체결 시 중국산 수산물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친환경양식의 보편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사례를 살펴보면 친환경양식기술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총 사업비 7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였다. 도는 생사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연안환경 오염과 어족자원의 남획을 사전에 예방하고 친환경양식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고품질 배합사료 시범 양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양식사업의 육성을 위해 양식 품종 다양화를 위한 종묘 구입과 수산 동물 질병 예방을 위한 백신 공급 지원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주시의 고부가가치 양식품종 개발 및 깨끗한 수산물 생산을 위한 친환경양식사업 육성정책은 한중 FTA 협상의 본격화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수산업에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바다의 생태계 오염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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