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수산업, 한수총이 희망이다
위기의 수산업, 한수총이 희망이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3.12.19 15:11
  • 호수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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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우리는 목숨이 경각에 달렸거나 일생일대의 선택 앞에서 후들거리며 떨다가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011년 수백 명의 인명피해를 낸 일본 지진해일도 정작 깊은 바다에서 조업 중인 어부들의 목숨만큼은 쉽게 앗아가지 못했다고 한다. 이것이 어찌된 영문인가?

정답은 옛 조상들의 지혜에 있다. ‘수심이 깊은 바다로 나가면 오히려 쓰나미는 높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믿고, 위기의 순간 망설임 없이 거대한 파도를 정면 돌파한 것이다.

임진왜란 명량해전 직전 조선의 명장 이순신은 칠천량해전에서 왜군에 의해 절멸하여 얼마 남지 않은 조선수군의 초라한 전력(당시 12척)을 가지고도 풍전등화 위기에 놓인 조선을 구했다. 이순신은 ‘必死則生, 必生則死(필사즉생 필생즉사)’라고 말하고 필승의 신념으로 왜선의 침략을 통렬하게 무찔렀고, 이 싸움으로 일본에 빼앗긴 해상지위권을 다시 수복한 것이다.

그는 현실의 어려움에 타협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앞으로의 위기를 현명하게 대처하였다. 이후 420여년이 지난 지금, 평화롭던 대한민국 영해에는 중국 어선의 불법 침략 조업, 이어도를 포함한 방공식별구역 선포 문제, 그리고 한중 FTA 등 장기적으로 수산업 분야에 불리한 영향을 가져올지도 모르는 악재들로 넘쳐나고 있다. 또 다시 이순신이 필요한 때가 온 것이다.

과거 조선의 앞바다에는 ‘수호자 이순신’이 있었다. 21세기인 지금 대한민국의 바다와 수산업에는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약칭 한수총)’가 있다.

한수총은 138만 전후방 수산산업인의 역량결집을 통해 수산업이 고도화된 융복합 6차산업으로 도약하고 수산산업계의 여론과 애로사항을 수렴해 ‘창조경제’의 롤 모델이 되고자 야심차게 출범의 닻을 올렸다.

그동안 수산산업계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구심점 부재로 각종 현안 발생 시 결집된 힘을 보여주지 못했고, 개별산업의 발전에만 몰두한 나머지 수산산업 간 시너지효과 창출도 어려웠다.

지금까지의 수산업은 어업·어획물운반업·수산물가공업 등 단순 생산산업에 머물렀으나, 제6차 수산산업은 수산물의 안정적 생산기반을 보장하는 장비산업에 유통·관광·레저·요식업 등의 서비스 산업까지 포괄하는 확장된 개념이다.

어업(1차산업)과 가공·정비·어구제작(2차산업), 유통·관광·요식(3차산업) 등을 포함하는 고도화된 융복합산업인 것이다.

한수총은 수산산업계 전체 회원의 단합된 힘을 통해 수산산업의 미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총연합회 회원의 대변자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미래산업으로서의 수산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찾고 대외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회원단체 간 협력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각종 포럼, 세미나, 토론회 및 식품박람회 등 행사개최를 통해 수산산업에 대한 정부정책을 공유하고, 정·관계 인사 초청을 통해 산업계 현안 전체를 아우르는 건의사항 전달도 빼놓을 수 없다.

한수총은 조직 내에 어업인·생산자단체 분과위원회, 수산단체 분과위원회, 교육·연구단체 분과위원회, 수산물 유통·무역·가공단체 분과위원회, 전·후방산업단체 분과위원회를 두고 운영의 활성화와 전문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박근혜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의 첫 실현이며, 현재 61개 단체(12월 18일 현재)가 가입해 명실공히 138만 수산산업 인구를 한마음으로 결집한 한수총, 그 어떤 산업도 해내지 못한 이종 산업 간 융복합화를 우리 수산산업이 이룩한 것에 대해 큰 의의를 둔다.

지금부터는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진 한수총이 어떻게 그 결집력을 공고히 하여 수산산업 분야가 직면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것인지, 그 상호 협력방안을 차근차근 논의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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