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데이’
‘수산물데이’
  • 이명수
  • 승인 2013.11.14 13:33
  • 호수 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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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11월 11일은 무슨 날이었을까? 연인이나 지인끼리 초콜릿이 발린 긴 막대과자를 주고받는 ‘빼~데이’를 가장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

농업인에게 이날은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이자 우리 쌀 소비촉진 차원에서 생긴 ‘가래떡데이’이기도 하다. 이렇듯 우리나라에는 숱한 기념일들이 즐비하다.

최상의 개념인 5개의 국경일이 있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3·1절(3월 1일), 제헌절(7월 17일), 광복절(8월 15일), 개천절(10월 3일), 한글날(10월 9일)이다.

다음으로 60여개의 법정기념일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바다의 날(5월 31일)’ 등 45개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따라 정부주관으로 전국 단위의 기념 행사를 할 수 있다. 나머지 20여개는 법정기념일이지만 개별 법령으로 지정돼 있다. ‘어업인의 날(4월 1일, 수산업법)’과 ‘바다 식목일(5월 10일, 수산자원관리법)’ 등이 그 예다.   

국가가 지정한 기념일 말고 장난기에 상혼까지 결합한 사적 기념일도 1년내내 줄을 서 있다. 작위적이지만 1월 14일 다이어리데이를 시작으로 발렌타인·화이트·블랙·로즈·키스·구구·뮤직·무비·천사데이 등등 12월 14일 허그데이로 마무리되는 그야말로 데이 공화국이다.

1차산업 분야의 경우 육류분야 먹을 거리 데이는 한우·육우·삼겹살·구구(닭)·오리데이 등 축종별로 있다. 사과나 배, 포도, 오이 등 과일이나 채소 소비를 위한 날도 있다.

전혀 없진 않지만 수산 먹거리 데이는 3월 7일 삼치·참치데이에 복날 끼워 맞춘 전복데이 정도다.  ‘수(水)요일엔 수(水)산물 먹기’ 운동이 있긴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진 탓에 활성화돼 있지 않다.

또 해양수산부가 매월 제철 웰빙 수산물을 ‘이달의 수산물’로 선정해 영양정보와 레시피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 역시 ‘이달의 수산물’이 있다는 정도이며 국민에게 선뜻 와닿지는 않는다.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배출로 수산물 소비가 바닥을 헤메고 있는 마당에 ‘수산물데이’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 결집력을 갖는 ‘수산물데이’의 당위성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수산물데이’를 통해 수산물이 국민 먹을 거리로서 좀 더 가까워 지면 그만큼 신뢰가 쌓여갈 것이다. 향후 일본 방사능 오염수 파동으로 인한 소비위축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힘이 생길 것이다.    

수협은 오는 16~17일 수도권 최대 수산물시장인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전국 수산물 한마당 대축제’를 펼친다.

수산물 소비부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업인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열리는 이번 대규모 축제를 계기로 ‘수산물데이’를 적극 고려해 보자. 수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다양한 해법 찾기 차원에서도 고민해봐야 한다. ‘수산물데이’를 통해 수산물 소비를 강력 촉발토록 하자. 

한때 ‘어업인의 날’로 고민했던 7월 7일을 ‘수산물데이’로 하면 극히 개인적인 생각일까. 중복되는 기념일도 없는데다 외우기 쉽고 수산물 소비가 부진한 여름철을 앞둔 시기에 맞춰 월일 두 7자를 배치(背馳)해 결합하면 물 수(水)의 한자 형상과 유사하다는 의미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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