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안전, 다함께 지켜 나가자
바다안전, 다함께 지켜 나가자
  • 수협중앙회
  • 승인 2013.10.09 18:37
  • 호수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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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문 수협중앙회 어업정보통신본부장

지난달 서해안에 가을 꽃게가 풍년이었다. 어창마다 갓 잡은 꽃게가 가득하고 만선의 기쁨에 어업인들은 피곤함도 잊은 채 그물작업에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가을철은 성어기로 해상교통량이 증가하고 해상기상 특성상 안개 등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시기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9월에는 해상추락과 작업 중 안전부주의 등으로 14명의 어업인들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따라 수협중앙회에서는 10월부터 12월말까지 가을철 어선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올해 9월말까지의 어업인 인명피해(84명) 중 안전사고로 발생된 인명피해가 무려 약 61%(51명)를 차지하고 있어 ‘선상조업 필수안전수칙’과 ‘화재감지기’ 보급 등의 사고예방 대책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

가을철 성어기에는 휴어기를 마치고 조업을 재개하여 선원들의 안전의식이 다소 느슨해질 수 밖에 없다. 점차 추워지기 시작하면 몸이 쉽게 굳어지고 움츠려지면서 행동능력도 떨어져 해상추락과 양망기에 끼이는 사고 등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며 조금만 신경을 써 안전수칙을 준수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안전사고 또한 많이 발생한다.

최근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피해의 대부분은 구명조끼만이라도 착용했다면 구조될 수 있는 안타까운 사고였다. 바다가 늘 잔잔하기만을 기대한 우리의 착각이 부른 화(禍)다. 따라서 선원들은 ‘본인의 안전은 본인 스스로가 지킨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선상 작업 중에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구명조끼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특히나 바다에서의 안전책임자인 선장은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원의 작업안전 지도·감독에 더욱 신경 써야만 할 것이다.

이제 머지않아 산에서는 가을의 끝자락을 단풍이 마무리하고, 바다에서는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 닥치면 어선 내 전열기 사용이 빈번해지는 동절기에 접어든다.

동절기에는 전열기 사용 부주의와 누전으로 인한 기관실 화재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끊이지 않는다. 올해 초 어선원 18명의 생명을 앗아간 두 건의 어선 화재사고는 우리를 놀라게 한 사고였다.

어업인은 출항 전 기관실 전기설비의 누전상태와 누유된 오일 제거 등의 안전점검을 꼼꼼히 실시하고 만일의 사고를 대비하여 소화기 비치장소와 사용법에 대해 미리 숙지해 두어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어선사고로 인한 가슴 아픈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의 안전을 위해 지속적인 구명조끼 보급을 비롯해 화재사고 예방을 위한 자동소화장치 보급 등 정부차원에서의 어업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동절기에는 해상 충돌사고 역시 빈발한다. 바다에서의 음주는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이기에 음주를 자제해야 한다. 음주 후의 항해는 졸음을 유발하고, 졸음항해는 곧 충돌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해중인 선박은 정박 중인 선박과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자신의 선박운항 상태나 제한조건을 표시하여 다른 선박이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등화 및 형상물을 철저히 표시하여야 한다. 특히 야간 항해 시에는 자동조타에 의한 항해를 금해야 하며 정박 중인 어선은 견시당직을 철저히 해야만 충돌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어선사고를 완전히 예방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어업인들이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와 해양수산 관련단체 종사자들이 적극 동참한다면 어선사고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고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풍요와 위험이 공존하는 바다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우리에게 풍부한 영양소의 수산물을 제공하지만 시시때때 거친 풍파로 돌변하여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곤 한다. 특히 이런 바다 위에서의 배와 어구는 그 자체가 위험물이 될 수 있음을 각별히 유념하고 사고없는 가을철 바다안전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바다를 항해하고 깃대를 높이 올려 만선으로 돌아오는 어선처럼 가을바다에 안전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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