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 소멸 후, 양식어류 환절기 건강관리법
적조 소멸 후, 양식어류 환절기 건강관리법
  • 수협중앙회
  • 승인 2013.10.03 12:20
  • 호수 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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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 7월 중순 경남 해역을 중심으로 연안 가두리 양식장에 큰 피해를 준 유해성 적조가 발생 51일 만인 9월 5일부로 소멸되었다. 이 지역에서는 7월 20일부터 9월 5일까지 241개 어가에서 양식어류 2천436만3천 마리가 폐사하여 214억2천만 원의 피해가 났다.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은 평년보다 열흘 정도 이른 지난 7월 17일 전남 여수와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처음 발견됐다. 같은 달 18일 적조주의보가 발령됐고 남해안 대부분 해역에 내려진 적조주의보(㎖당 300개체 이상)는 적조경보(㎖당 1천개체 이상)로 격상되는 동시에 동해안도 검붉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맹렬한 기세로 양식어업인 삶의 터전을 철저하게 유린한 적조는 9월 들어 사라졌지만 바다의 사정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바닷물의 산소 농도가 해양생물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지는 ‘빈산소수괴현상’에 따른 피해가 이어지고 있으며 가을 적조에 대한 우려도 심상치 않다.

가까운 예로 국립수산과학원은 2012년 10월 5일 남해안에 적조주의보를 내린 바 있다. 3년 만에 발생한 가을 적조는 22일 동안 지속되어 남해군에서만 수십만 마리의 양식어류가 떼죽음을 당했다.

적조의 시련을 무사히 극복해낸 어류들이지만 숨 돌릴 틈도 없이 계절은 벌써 10월 간절기로 접어들었다. 수온이 하강하는 시기, 가뜩이나 적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수온 변화는 양식생물들에게 치명적인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적조에 오래 노출된 양식어류는 면역력 약화로 인해 아가미 손상과 ‘부식병’에 걸리기 쉬우며 세균 및 기생충 등 병원체에 의한 ‘2차 감염’도 예상된다. ‘부식병’이란 아가미 새엽 손상이나 점액분비로 정상 아가미 기능을 못하고 심한 경우 결손 발생 및 아가미 일부가 회백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2차 감염’이 우려되는 병원성 세균으로는 에드와드균, 비브리오균, 연쇄구균이 있으며 기생충으로는 스쿠티카충, 아가미흡충, 백점충, 트리코니다충 등이 있다.

적조유입 시기 해상가두리양식장에서는 산소발생기를 가동함과 동시에 먹이공급을 중단하며 육상양식장에서는 사전에 육상수조의 수위를 높이는 한편 취수와 먹이공급 중단, 산소발생기 가동과 액화산소 공급 등의 조치를 취한다. 적조가 소멸된 이후 이들 양식장에서 먹이공급을 시작할 때에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적조로부터 생존한 어류들은 겉으로는 활발하게 움직이고 건강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위나 장이 위축돼 소화기능이 매우 약해져 있다. 사료 투여 시에는 소화가 잘되는 사료를 소량씩 주고 점차적으로 양을 늘려주어야 하며 면역력 향상을 위해 비타민, 면역증강제 등을 사료와 함께 공급해 영양을 보강시켜 줘야 한다.

특히, 수온이 급변할 경우 어체가 스트레스를 받아 질병 감수성이 높아지므로 양식장 수온을 수시로 확인하고 먹이 공급량을 줄이거나 절식해야 한다.

만일 질병 발생이 의심된다면 즉시 가까운 수산질병관리원, 시도 지자체의 수산사무소 질병담당자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지난 3월 21일부터 양식 현장에서 질병검사를 요청할 것에 대비해 양식어류 건강관리를 위한 ‘어류 이동병원’을 운영해오고 있다.

적조 피해가 채 가시기도 전에 가을철 수온하강기를 맞이하였다. 사람도 환절기인 지금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기 등의 질병에 걸리기 쉬운 법, 수산생물들도 매한가지다. 생떼 같은 자식처럼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愛之重之)하며 혹독한 시련으로부터 간신히 구해낸 양식어류들이 수온하강기 건강저하로 2차적인 질병폐사를 당하지 않도록 사육관리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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