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수협 대진2리 풍어굿
축산수협 대진2리 풍어굿
  • 김상수
  • 승인 2009.12.30 16:17
  • 호수 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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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어업인 축제

 

▲ 10년만에 열린 풍어굿판에서 흥에 겨워 춤판을 벌이는 동네 아낙네

11월 25일 영덕군 영해면 대진 2리에 10년만에 별신풍어굿을 알리는 사물소리가 들렸다. 굿 전날, 오랜만의 정성이니 마을을 열고 하늘과 바다를 여는 문굿부터 치렀다. 단체로 주황색 한복을 곱게 맞춰 입고 ‘맞이’를 나선 마을 아낙네들이나 어업인, 사물소리를 내며 마주 다가오는 무속인들의 발걸음은 그저 가볍기만 했다.
대진 2리, 권씨가 처음으로 이 고을을 연 게 300여년 전이고 생김새를 본 따 ‘소쿠리마을’이라고도 했다. 권씨가 마을을 열었으니 골맥이당신도 권씨다. 또 하나의 마을 지킴이는 천장군(千將軍). 오래전 온 고을에 괴질이 돌았을 때 마을을 지켜냈다고 여기는 신으로 올해 장승 모양으로 바꿔 세웠다. 나머지는 해불신(海佛神)으로 그 옛날 폭풍우가 친 후 바닷가에 떠내려 온 돌부처를 하나의 동신으로 모신 것이다. 자정 무렵 온 마을이 조용해지자 제관들이 세 갈래로 나눠져 골맥이당제와 천장군당, 해불신당들 해서 마을을 보살피는 여러 당신들께 동시에 정성을 바쳤다.

▲ 풍어굿은 어업인들이 주도하는 잔치판이다.

이튿날부터 2박 3일간 본격적 굿판에서 무무를 추고 무가와 사설을 적절히 엮어가며 풍어굿판을 이끄는 무녀나 원님놀이 등 놀이 중심의 굿판에서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익살스런 몸짓을 보이는 양중(남자무당)이나 서로의 교감이 있어 굿판이 무르익는다.
풍어굿판의 주인공은 결국 그 마을 어업인들이다. 스스로 같은 모양, 같은 색의 한복을 맞춰 입은 대진 2리 부녀회원들이나 스스로의 신명을 어쩌지 못해 북을 두드리다가 찢어먹고는 익살스런 표정을 짓는 어업인들이 언제 사라질는지 모를 어촌전통을 지켜가는 초석이라 하겠다.

▲ 천장군 당맞이굿에서의 무녀모습

▲ 굿중에는 마을 대소사를 골맥이당신께 묻고 답을 듣는 제차도 있다.

▲ 단체한복을 맞춰입은 마을 아낙네들이 놀이굿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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