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와 수산물 안전에 대한 잘못된 생각
적조와 수산물 안전에 대한 잘못된 생각
  • 수협중앙회
  • 승인 2013.08.22 11:17
  • 호수 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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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날이 많이 덥다. “여름이니 당연히 덥다”라고 이야기하기엔 너무 덥다. 매스컴에서는 폭염(暴炎)이라고 하고 연일 최고 기온을 갱신했다고 보도한다.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이야기되고 우리나라가 아열대기후로 변했다는 뉴스가 그렇게 낯설지 않은 오늘날이다.

해마다 이렇게 날이 더워지면서 반갑지 않은 이야기가 들리는데 그 중 우리 수산과 관련해서는 적조(赤潮)가 가장 달갑지 않다.

적조는 일반적으로 ‘코클로디늄’ 등 유해 플랑크톤이 고수온, 부영양화로 인해 정상치 이상으로 증식하여 해수가 붉게 물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주로 수온이 높고 풍부한 일조량과 장마로 육지의 영양염류가 연안에 대량 유입되는 8월 ~ 10월 중에 많이 발생한다. 적조를 발생시키는 생물은 크게 독이 있는 것과 독이 없는 것 2종류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 연안에서 대규모 적조를 일으키는 코클로디늄이라는 생물은 독성이 없는 종이다.

이러한 적조가 발생하게 되면 적조를 야기하는 플랑크톤으로 인해 물속의 산소 농도가 낮아진다. 이 때문에 물속에서 숨 쉬는 어패류는 질식하여 폐사하게 된다.

특히 코클로디늄은 다량의 점액질을 분비하는 특징이 있어, 이 점액물질이 아가미에 붙어 물고기의 폐사가 더욱 증가하게 된다. 바다 속을 자유롭게 다니는 자연산 물고기야 적조가 오면 적조가 발생하지 않은 해역으로 도망치면 되지만 연안에 설치된 양식장에서는 물리적 대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적조가 오는 시기가 되면 양식어가 뿐만 아니라 관계기관에서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바다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적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내렸던 적조주의보를 22일에는 전남 고흥군 나로도 동측 해역에서부터 경남 거제시 지심도 종측 해역까지 적조경보로 발령했고, 최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 청사포항에서부터 경북 울진군 기성면 사동항 횡단까지 적보경보를 발령했다.

보통 적조는 수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동해안까지는 확산되지 않는 편인데, 올해는 동해안까지 확산됨에 따라 양식어가의 피해가 여느 해에 비해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적조와 수산물 식품안전에 대한 오해가 양식활어의 소비까지 둔화시키고 있어 양식어업인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적조가 오면 수산물의 식품안전성이 저하된다는 인식으로 수산물 소비를 되도록 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적조로 인한 폐사는 물고기가 숨을 쉬지 못했기 때문이며, 게다가 이렇게 폐사된 물고기는 전량 폐기된다. 인체에 유해한 그 어떤 원인에 의한 폐사도 아니며, 우리의 식단에 올라오지도 않는데 오해로 인해 수산물 소비가 줄어든다는 것은 양식어업인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일이다.

또한 일반 수산물까지 적조와 관련된 것처럼 인식하는데 이 역시 오해다. 적조발생 해역에서는 물고기가 숨을 쉬기가 매우 곤란하기 때문에 이미 다른 곳으로 피해버린다. 적조발생 해역에서는 조업자체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적조와 수산물 식품안전과는 관계가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따라서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민에게 제대로 된 지식을 알려줄 필요가 있으며 관련 기관 및 매스컴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

적조로 인해 고통 받는 양식어업인이 불필요한 오해로 인해 더욱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라며, 국민이 맛좋은 수산물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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