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생선회 안심하고 먹자!
무더운 여름철, 생선회 안심하고 먹자!
  • 수협중앙회
  • 승인 2013.06.27 00:43
  • 호수 19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진규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6월말로 접어들면서 30℃이상 찜통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으며, 자칫 건강 밸런스가 무너져 열사병 등 고온장애를 일으키지는 않을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올 여름은 일찍부터 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초여름 더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더해 매주 비 소식까지 있다. 기상청은 올 여름이 길고 긴 무더위와, 비의 연속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매년 여름철이면 몸보신에 좋은 삼계탕 등 보양음식점이 대목을 맞는 반면, 우리바다에서 생산된 싱싱한 수산물요리 전문점이나 횟집은 개점휴업상태에 빠진다. 게다가 비브리오 패혈증 사고라도 터지는 날엔 문 닫는 횟집이 속출할 만큼 수산물 소비가 급격히 위축된다.

대부분을 익혀서 먹는 축산물에 비해 생선류는 익혀서도 먹지만 생선회의 형태로도 많이 소비된다. 결국 생선회의 위생·안전에 대한 우려는 그림자처럼 항상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의 생선회 식문화 중에는 잘못된 상식이 아주 많다. 위생과 관련해서는 “비가 오거나 무더운 여름철에 생선회를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 싱싱한 활어의 살점은 자체 방어시스템에 의해 무균상태를 유지하며, 아가미나 껍질에 묻은 병원균이 칼, 도마, 요리사 손을 통하여 우리가 먹는 생선회 살점으로 오염되지 않도록 한다면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

일본인들은 “여름철이라고 생선회를 멀리할 이유가 없으며, 자주 먹는다”, “비브리오 패혈증과는 관계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행여 우리나라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이라도 발생하는 때에는 일본 넙치 수입업자들도 헐값에 한국산 넙치를 사들일 수 있기에 이를 눈여겨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흘에 하루 꼴로 비가 오며, 비 오는 날은 생선 횟집에 손님의 발길이 뜸해진다. “비 오는 날에 생선회를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기 쉽고, 생선회 맛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과학적인 근거가 있을까?

생선회 전문가인 부경대학교 조영제 교수는 넙치회에 식중독균을 오염시킨 후 각종 습도(겨울철 습도인 40%, 여름철 습도인 70%, 비 오는 날 습도인 90%)로 조절된 용기에 넣고 30℃보관 중 균의 증식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습도 차이가 식중독균 증식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함을 밝혔다. “비 오는 날 생선회를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비가 오거나 무더운 날씨라 할지라도 위생적으로 처리된 싱싱한 생선회를 2시간 이내에 섭취한다면 식중독 발병문제는 전혀 염려할 것이 없다.

해양수산부는 여름의 시작인 6월, ‘이달의 수산물’로 농어와 멍게를 선정하였다. 흰살 생선인 농어는 영양적으로 단백질의 우수한 공급원이며, 비타민A와 D 함량이 높아 야맹증 예방과 뼈를 튼튼하게 하여 성장기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좋다. 양질의 타우린도 함유되어 있어 동맥경화 예방 및 여름철 저하되기 쉬운 간기능 개선으로 피로회복에 최고다.

멍게는 해삼, 해파리와 함께 지질이 거의 없어 3대 저칼로리 해산물로 꼽힌다. 굴이나 바지락 못지않게 동물성 당질의 자원으로 맛이 가장 좋은 여름철에는 에너지원인 글리코겐 함량이 겨울철에 비해 8배나 증가한다.

무더운 날씨에 이름난 보양식을 먹기 위해 더위를 참아가며 길게 늘어선 줄에 합류했던 기억, 보양식을 먹으러 갔다가 기진맥진해서 돌아온 날이 떠오른다.

예로부터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최고의 보양식은 특별한 메뉴가 아닌 우리 일상에서 마주하는 제철음식이 아닐까 한다.

오늘 저녁에는 저지방·저칼로리 웰빙음식인 제철 수산물로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하고, 땡볕아래 거친 파도와 싸우며 대한민국의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어업인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겨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