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수산물유통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수산물유통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 수협중앙회
  • 승인 2013.06.20 11:09
  • 호수 1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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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2012년 12월 27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 착공식이 열렸다. 한참 추운 겨울이었지만, 그만큼 시급한 일이고 애타게 기다렸던 일이기에 참석자 모두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2015년 8월까지 진행되며, 총사업비 2,024억 원이 투입되는 현대화사업은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에 이어 수산물유통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시설사업이다.

1971년 개설된 노량진수산시장은 생산자단체의 도매시장이라는 점, 최초의 수산물만을 거래하는 도매시장이라는 점, 민간이 투자한 중앙도매시장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농수산물도매시장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현대화는 개장 후 40년이 넘다보니 시설 노후화가 충분히 감안되었다. 하지만 단순한 시설노후화 때문에 현대화하는 것은 아니다.

이 현대화는 오늘날의 기준으로 수산물도매시장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시설을 제대로 갖추도록 한다는 의미이다. 즉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 공급을 위한 유통시스템 구축, 신속하고 효율적인 물류 체계 구축, 유비쿼터스시스템을 통한 최첨단 미래시장 구축, 수산업의 랜드마크 및 국제적 관광명소화 등이 현대화의 주요한 내용이다.

하지만 시설을 현대화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산물도매시장은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스스로가 바뀌면 주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전체 수산물도매시장에서 국산 수산물 거래량은 약 60% 이다. 하지만 노량진수산시장의 국산수산물 취급 비중은 76% 정도이다. 국내 생산량이 없거나 부족해서 수입이 불가피한 품목을 제외하면, 국산 수산물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부분이 국산 수산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량진수산시장이 중요한 이유이다. 대형마트 같은 곳의 국산 수산물 취급 비중은 도매시장처럼 높지가 않고, 최근에는 수입수산물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수산물도매시장의 거래가 활성화되면, 산지의 출하도 같이 활성화된다. 수산물도매시장에서 주로 국산 먹거리를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국산 수산물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박근혜정부에서 해양수산부가 새로이 출범하면서 수산물유통구조개선이 다시금 화두가 되고 있다. 농산물유통구조개선계획은 지난 5월말에 이미 발표되었고, 조만간 수산도 독자적인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다.
여기에서 노량진수산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산물시장의 수급구조는 장외유통 중심이다.

그리고 산지 위판장과 도매시장의 약체화가 동시에 이루어지다 보니 수산물유통의 중심축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자단체의 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이 현대화됨으로써 많은 것들이 가능하게 되었다. 산지에서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가 만들어지고 있고, 별도로 소비지수산물분산물류센터 도입이 예정되고 있어 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하는 현대화된 전국적인 유통망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로써 수산물의 물류효율화와 규격표준화는 물론이고 위생안전, 콜드체인을 통한 품질제고 등이 산지와 연계되어 실질적인 유통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일반적인 도매시장이라면 다소 어려운 부분도 수협계통조직이 운영하는 시장과 시장간의 연결이므로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 산지수협과 생산자들이 현대화된 새로운 유통시설과 체계를 얼마나 효율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가이다. 오랜 동안 수산물유통은 비효율, 고비용에다가 부족한 품질관리와 식품안전 등으로 누더기 상태였다. 그것을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이번 해양수산부의 출범으로 찾아온 것이다.

도매시장 시설사업은 항상 예산배정과 이해관계자들이 이해 조정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도 비슷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안다. 앞으로도 다양한 난관이 있겠지만, 예정된 2015년까지 성공적으로 완공하여 수산물유통개혁의 중심축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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