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산의 그랜드 디자인
한국 수산의 그랜드 디자인
  • 수협중앙회
  • 승인 2013.04.04 16:00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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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화 수산경제연구원장

4월 1일은 바다를 생활터전으로 하는 어업인에게 즐거움과 안도를 주는 ‘어업인의 날’이다. 즐거움은 인간이 보다 적은 완전성에서 보다 커다란 완전성으로 이행하는 것이며, 안도는 의심의 원인이 제거된 미래와 과거의 존재물에 대한 관념에서 생겨나는 즐거움이다(에티카). 어민에게 즐거움과 안도를 줄 수 없는 수산정책은 그 어떤 것도 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어민의 이익과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나라 임금이 애지중지하여 키운 바다 새가 사흘 만에 죽은 이유는 자기와 같은 사람을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지(以己養養鳥),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른 것(以鳥養養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책을 위한 정책을 경계하는 장자의 가르침이다.

박근혜 정부는 ‘수산의 미래산업화’를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수산의 미래산업화를 위해서는 수산업 기반구축이 전제되어야 한다.

어업인의 날과 해양수산부 출범을 기념하기 위해 수협중앙회에서는 ‘수산업 기반 구축을 위한 우선과제’란 주제로 제5회 수산미래포럼을 수산 도시 부산에서 개최하였다. 수산의 미래산업화를 위해서는 ‘수산산업’의 정의를 도입하고 수산인의 규모를 시대상황에 맞게 추계해야 한다.

그리고 어촌의 인력난, 한중 FTA대응, 중국어선의 불법조업과 해사채취로 인한 수산자원고갈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특히 한국수산의 사활이 걸린 한중 FTA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안에 수산업의 기반을 확고히 구축해야 한다.

신규인력 확보, 육지 근로환경보다 쾌적한 어선 건조, 수산종묘배양장을 설치하여 회유성 어족을 포함한 치어방류로 전 연안의 양식장화, 불법조업 방지와 자원관리를 위한 선결요건으로 공유재인 수산물의 계통판매제 도입 등 한국 수산의 그랜드 디자인을 설계해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오늘날 산업간 융복합은 시대적 대세이며, 수산업을 포함한 관련 전후방산업 역시 이러한 흐름과 동떨어질 수 없다.

수산산업은 기존 생산단계에만 머문 1차 수산업을 뛰어 넘어 전방산업인 수산물 가공업, 냉동냉장창고업, 수산물 운수업, 수산물 무역업, 수산물 중개업, 수산물 도소매업 등과 후방산업인 어선건조와 수리, 어선구성 부품제조와 수리, 선용품, 어망, 어구, 로프, 얼음, 낚시용품, 양식사료, 어상자 제조업, 판매업 등과 수산자원을 활용한 신소재 고기능성 식품개발, 해양바이오 연료 등 수산생명산업도 포함하여 정의되어야 한다.

이들은 상호 연관되어 있어 한 부분이 붕괴되면 연쇄적으로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에 서로 연결 확장하여 명실공히 1차, 2차, 3차 산업을 아우르는 6차산업으로 도약할 때  융합산업으로서의 새로운 가치를 가질 수 있으며 수산의 미래산업화가 가능할 것이다.

수산 미래산업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를 포괄적으로 융복합 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서 수산관련기관, 단체, 협회, 교육기관, 연구기관 및 노동조합까지도 아우르는 ‘대한민국 수산산업 총연합회’의 결성이 필요하다.

지금은 누구도 놓치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역린을 수산산업 전체의 공동발전을 위하여 내려놓아야 하는 용기와 대담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에피쿠로스는 어떤 마주침도 없는 무의미한 상태가 아니라 하나의 원자가 평행에서 조금 이탈하는 작은 차이와 미세한 편차의 과정이 계속, 확장, 반복됨으로써 세계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이 클리나멘(clinamen)이 중요한 것은 부단히 마주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주침으로 완성된 한국수산의 그랜드 디자인은 어업인에게 분명 즐거움과 안도를 줄 수 있는 최선의 수산정책으로 자리 잡아 수산의 미래산업화란 국정과제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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