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응, 수산업 경쟁력 강화 준비 마지막 해
중국 대응, 수산업 경쟁력 강화 준비 마지막 해
  • 수협중앙회
  • 승인 2013.01.17 11:19
  • 호수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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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용 수산경제연구원 연구실장

작년 10월까지의 수산물 생산통계를 기초로 추산한 2012년 수산물 생산량은 318.8만톤이다. 올해는 322만톤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공산품과는 달리 특히 수산물은 생산량이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생산량에 따라 가격이 동시에 움직이다보니 어업인의 살림살이 정도가 생산량이 많아진다고 무조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생산이 늘더라도 FTA로 인한 수입이 증가하게 되면 가격이 떨어져 어업인의 손에 들어오는 소득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생산이 감소하면, 가격이 올라 소득은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FTA 시대에는 수입품이라는 공급증가 변수가 있어 이제는 생산량이 감소해서 가격이 올라갈 기미만 보이면 바로 수입품이 들어와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 생산량의 증가는 어업인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반대로 감소는 소득감소로 이어진다.

FTA는 이 때문에 수산업에 위험한 요소가 된다. 특히 작년 5월 2일에 출범한 중국과의 FTA는 우리 어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중일 FTA도 출범했으니, 중국과의 FTA는 어떠한 형태로든 현실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 전체의 중국 상대 무역수지는 788억 달러 흑자를 보고 있는 반면, 수산업은 년간 7.9억 달러 적자를 보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수산물 수입국이 중국이며, 최근 3년간 중국으로부터의 수산물 수입 비중은 30%가 넘는다. 지금도 이러한데, FTA로 관세가 인하된다면 엄청난 중국 수산물이 밀려들어 올 것이 자명하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같은 어장에서 같은 어종을 경합적으로 어획하고 있어 수입 증가가 불가피하다. 특히, 인접한 지리적 여건으로 냉동품이 아닌 활어나 선어의 형태로 수입될 수 있어 FTA를 우려한다.

일반 제조업에서는 FTA가 되면 수출증가로 더 잘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수출증가만 보고, 일반 국민들은 FTA를 통해서 반도체, 자동차 많이 팔고, 반도체 칩 하나 값이면 수산물은 얼마든지 사먹으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출물량 증가로 가동률이 증가된 반도체 공장에 어업인이 취직할 수 있겠는가?

2010년 우리나라의 어패류 자급율은 78.1%였는데, 2001년 100%이하로 떨어진 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소비증가에 따른 자급율 하락은 어쩔 수 없다고 하나, 한중 FTA로 생산기반이 붕괴되어 발생할 자급율 급락은 재앙이 될 수 있다.

많이 겪어 왔듯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아 석유 산유국들의 가격 장난에 꼼짝 못하고 가슴 졸이는 우리나라의 신세가 식량 문제에서는 더 크게 생긴다. 지금은 우리가 생산기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함부로 가격조정을 못 하지만, 생산기반이 붕괴되고 나면 수출국의 가격 횡포에 당장 휘둘릴 것이다.

한중 FTA를 두고 일부는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열리는 장밋빛으로 생각한다. 인구가 13억을 넘는데다, 수산물 소비 증가 속도가 세계 평균의 1.6배에 달하고, 경제성장도 빠르니, 고가품 중심의 수산물 소비가 늘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중국인 1인당 1kg만 소비가 늘어도 추가 130만 톤의 수산물이 필요하다는 산술계산도 나온다.

그러나 과연 FTA로 우리나라의 중국 상대 수출이 늘어나도록 중국이 그리 만만하게 기다려 줄까. 물론 잘 되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우려가 더 크다. FTA 체결로 가격이 하락하면 출어포기로 우리나라 어업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생산기반이 무너지면 중국의 가격에 휘둘려 먼저 식량속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후자의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FTA를 어업인 모두가 우려하는 것이다.

장밋빛 수출이 아닌 수산업의 고사를 걱정하며 중국 FTA가 체결되기 전에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하는 마지막 남은 한 해가 올해다. 차질 없는 준비로 수산업이 살아남고, 어업인 피해도 최소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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