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바다 보양식
여름철 바다 보양식
  • 수협중앙회
  • 승인 2012.07.19 02:07
  • 호수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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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연 식문화연구가

여름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체력 소모가 심해지면서 면역력도 약해진다. 또 체내에서 열이 많이 발생하여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입맛이 떨어지게 된다.
이럴수록 보양식을 챙겨 먹고 면역력을 증가시켜 건강하게 여름철을 나야 한다. 여름철의 대표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꼽지만 바다에도 이에 못지않은 보양식 재료들이 많이 있다. 민어, 장어, 농어, 전복은 보양 요리를 대표하는 식재료이며 삼복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잃었던 기운을 선사할 것이다.


민어

예로부터 민어는 임금님의 보양식으로 올렸던 귀한 재료이다. 민어라는 이름에 백성을 뜻하는 ‘民’ 자가 들어가지만 오히려 구하기가 어려워 임금이나 사대부 계층이 즐겨 먹던 고급 어종이다.

여름철이 민어의 계절이라 할 만큼 이 시기에 기름이 많이 오르며 그 맛이 가장 좋다. 민어는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가 제철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따르면 민어는 그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해 오장육부의 기운을 북돋고 뼈를 튼튼히 한다고 전해진다.

영양학적으로는 비타민 A, B 등의 영양소를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으며 양질의 아미노산 공급을 돕는다. 이로써 민어는 체내 영양의 균형을 맞추어 주고 성인병 예방에도 좋으며 위장 기능이 약한 노인들에게도 좋은 보양식이다.

민어는 깊은 바닷속에 살아 육질이 쫄깃하고 잡냄새가 없다. 좋은 민어는 아가미 색깔이 빨갛고 눈빛이 선명하다. 살을 눌러봐서 원래대로 돌아오는 속도가 빠를수록 신선한 것이다. 알을 밴 암놈은 살이 적고 기름기가 빠져서 매운탕으로 많이 사용된다. 수놈은 살이 많고 탱탱하여 회로 먹거나 전이나 찜으로 해먹기도 한다.

장어

장어는 어떤 음식과도 견줄 수 없는 영양식이다. 여름철에 구이나 국으로 먹으면 더위에 잃은 입맛을 되찾아 주는 식욕 촉진제이다. 스테미너에 좋기로 유명한 장어는 옛날 의학서에 따르면 하나같이 전염병과 부인병에 좋다고 하였다. ‘동의보감’에도 장어가 오장(五臟)이 상한 것을 보완하며 여러 가지 균을 죽이는데 특히 여자의 질병에 좋다고 나온다.

장어는 필수아미노산을 고루 갖춘 고단백 식품이다. 비타민 A의 함량이 일반생선의 150배이며 이는 체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해줄 뿐 아니라 시력보호, 암 예방 및 생식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특히 오메가3 계열 지방산(EPA, DHA)의 함량이 높으며 이들 성분은 성인병을 예방하고 뇌세포와 신경조직을 구성함은 물론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어준다.

장어는 다른 어류에 비해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높으나 장어의 콜레스테롤은 다량의 불포화지방산과 토코페롤 등에 의해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오히려 축적된 콜레스테롤을 배설하는 작용을 한다. 이외에도 철분, 칼슘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고 각종 비타민 B군이 많아 소화 작용을 도와주며 허약체질의 원기회복과 성인병 예방에 좋다.

장어는 주로 양념이나 소금을 발라 굽는 ‘구이’로 많이 먹지만 최근 들어서는 회나 찜, 튀김의 재료로도 많이 활용된다. 살아 있는 장어는 피부에 상처가 없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신선하다. 배를 갈라놓은 장어의 경우 속살 부분이 밝고 선명한 색을 띠는 것이 신선도가 좋은 상품이다. 너무 굵고 크면 맛이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단 장어는 복숭아와 상극이므로 함께 섭취하면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농어

여름철 농어는 바라보기만 해도 약이 된다는 옛말이 있다. 흔히 ‘봄 조기, 여름 농어, 가을 갈치, 겨울 동태’라고 하며, 농어는 여름철 생선으로 첫손에 꼽힌다. 다른 생선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월등히 놓고 칼슘, 철분 등이 풍부하다. 한방에서는 농어를 오장을 튼튼하게 하는 음식으로 꼽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오장을 보하고 위를 고르게 하며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회를 쳐서 먹으면 더 좋은데 많이 먹어야 좋다.”고 적고 있다.

농어는 비타민 A, D와 각종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구내염, 구각염, 당뇨병, 동맥경화, 만성피로, 부종 및 피부병 치료와 예방에 효과적이며 고단백, 저칼로리의 농어는 더운 여름철의 건강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전복

전복은 흔히 ‘바다의 산삼’, ‘패류의 황제’로 불릴 만큼 예로부터 최고급 수산물로 여겨졌다. 비타민과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해 보양식 재료로 손꼽히며 타우린이 풍부하여 노약자의 원기회복과 피로해소에 좋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어서 피부 미용에도 좋고 여름철에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분을 보충하여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최고의 음식이다.

전복은 감칠맛과 달콤한 맛이 나며 ‘동의보감’과 ‘본초강목(本草綱目)’에도 피부미용, 자양강장, 허약체질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상어지느러미, 해삼과 함께 ‘바다의 삼보(三寶)’로 꼽힌다.

전복은 뒤집어 놓았을 때 움츠린 모양이 통통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고 잠시 후 움츠림이 풀어지면서 움직임을 왕성하게 보이는 것이 건강한 것이다. 전복 가운데 부분은 노란색을 띠고 테두리는 무늬색이 선명한 것이 좋은 전복이다.

여름철, 더위에 지치고 몸이 축 늘어질 때, 민어, 장어, 농어, 전복 등 우리 해산물을 먹어보기를 권한다. 바다 향이 가득한 별미가 잃었던 우리의 입맛을 살려주고 몸에 원기와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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