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있음에 더 빛나는 關東八景(관동팔경)
바다가 있음에 더 빛나는 關東八景(관동팔경)
  • 김상수
  • 승인 2012.07.12 11:42
  • 호수 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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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풍경과 생생한 삶의 현장


관동팔경, 대관령 동쪽에 나 앉았으니 관동이요, 뛰어난 풍경이 있음에 명승지 아닌가. 곧 강원도를 중심으로 동해안 명승지 여덟 곳을 이르는 말이 바로 관동팔경인데, 여기에는 南고성의 청간정, 北고성의 삼일포며 강릉 경포대, 삼척 죽서루와 함께 지금의 강원도에서 관동팔경을 빛내는 곳 중 하나가 양양 낙산사다. 그 스스로의 풍광도 뛰어나지만, 바다가 배경이 되어주기에 보기 드문 절경이 되는 것이다.


1300년 전, 막힘없는 동해 풍경에 이끌려 갯길을 걸었을 의상대사의 눈에 든 낙산사 자리는 절묘한 지세라 느껴졌으리라. 게다가 낙산사 정상 아래쪽에 펼쳐진 바다가 단순하지도, 평면적이지도 않다는 것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그 정상에서부터 바다와 바로 잇닿는 벼랑 한쪽에는 양양군수협 낙산어촌계 어업인들의 바닷살이 중심이라 할 낙산포구가 오롯이 들어앉아 있다. 쉴 사이 없이 포구를 드나들며 갓 잡아낸 어획물을 부려놓는 어업인들의 활기찬 모습 덕에 낙산사를 찾은 관광객들의 눈이 심심치 않고, 멀리 혹은 가까이 오가는 어선들로 하여 입체적 바다풍경이 연출되고는 한다.

다시 낙산사 쪽으로 잠시 시선을 돌리면 먼저 한눈 그득 들어차는 게 바로 동양 최대 규모라는 해수관음보살상. 지난 2005년 양양지역 백두대간은 물론, 고찰 낙산사까지 잿더미로 만들었던 화재의 상처로부터 온전히 복원된 낙산사의 또 하나 상징이기도 한데, 의상대사를 이끌었던 것은 지세와 함께 관음보살이었다고도 전해진다.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을 만나자는 일념에서 낙산사 동쪽 벼랑에서 27일 동안 기도를 올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절망하여 바다에 투신, 목숨을 버리려 했다던가.

그때 바닷가 굴속에서 관음보살이 불현듯 나타나 여의주와 수정염주(水晶念珠)를 건네주면서, ‘나의 전신(前身)은 볼 수 없으나 산 위로 수백 걸음 올라가면 두 그루의 대나무가 있을 터이니 그곳으로 가보라’는 말을 남기고 꿈속인 듯 사라졌는데 그 친견한 자리가 바로 지금의 홍련암. 이런 홍련암과 의상대는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 소개되면서부터 동해일출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오늘에 이른단다.

한편, 고찰과 어우러진 바다풍경은 낙산어촌계 어업인들에게 큰 재산이기도 하다. 포구를 수시로 드나들며 수산물을 부리는 어업인들의 모습을 눈여겨 본 관광객들은 ‘당연히 싱싱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입맛을 다시며 정상 곁에 난 샛길을 따라 포구로 내려간다.


관광객들의 짐작대로 낙산포구에서는 어업인들이 갓 잡아낸 다양한 수산물을 주변 어시장에 비하자면 싼값에 즐길 수 있는데, 잘 꾸며진 낙산어촌계 활어회센터가 포구 곁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축된 낙산어촌계 활어회센터는 낙산도립공원과 낙산해수욕장 등 주요관광지와 연계해 찾아오는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깔끔한 ‘모듬횟집촌’. 예전, 포구 주변에 난립해있던 포장마차 형 간이횟집을 어업인들 스스로 자체정비, 어촌계 중심의 활어횟집으로 집단화시킨 시설인데, 관광객들로부터 연일 호평
을 받는 만큼 주춤했던 낙산지역 어촌관광 활성화와 어업인 소득 증대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낙산어촌계원들이 운영하는 낚시어선 체험도 인기. 관광객들이 직접 잡아낸 가자미 등 어류는 귀항 후 낚시어선과 함께 운영하는 횟집에서 솜씨 좋게 썰어내 신선한 회맛을 보게 해주니 더욱 좋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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