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최북단 대진항의 여름별미
동해 최북단 대진항의 여름별미
  • 김상수
  • 승인 2012.07.12 11:38
  • 호수 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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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리비회와 찜’

▲ 동해안 최북단 대진항의 여름별미 참가리비회

참가리비의 입안 그득 차는 속살

동해안 참가리비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양귀비의 혀’란 말일 게다. 그만큼 맛있다는 얘기일진데, 우리 바다에는 25종쯤의 가리비가 물속을 날아다닌단다. 특히 참가리비와 비단가리비가 대표선수. 해가리비나 국자가리비 등도 심심찮게 잡혀 올라오긴 하나 동해 참가리비와 서·남해 비단가리비 생산량이 가장 많고, 세간에도 잘 알려져 있다. 요즘 동해 최북단 대진항을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끄는 수산물이 바로 여름별미라는 참가리비 요리다.


요즘 동해안엔 물회가 대세다. 대부분 임해 횟집에서 추천하는 음식도 물회다. 헌데, 고성군수협 대진어촌계 활어회센터 중 유독 한 집 수조에만 참가리비가 그득 들어있어 한여름 맛객들의 눈길을 끈다.

대진수산 씨푸드타운의 참가리비다. 참가리비, 참 크다. 박정식 사장이 세 마리를 들어내 보여주는데 바닷일로 단련된 그이의 큼직한 손바닥을 가릴 정도여서 아담한 비단가리비와 대번에 차이가 난다.

무슨 가리비든 가장 맛있는 철은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라는 게 정설. “동해안에서 나는 참가리비는 연중 달다고 할 정도로 제맛이 납니다. 양식이든 자연산이든 똑같지요. 오히려 요즘이 가격이 낮아 관광객들께서 맛보기에는 좋을 겁니다.” 박 사장의 얘기인데, 해질 무렵이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여름손님이 많이 찾아온다던가.

마침 기자 옆자리에 앉은 일본관광객들은 ‘신선한 맛을 즐기기 위해서’라며 참가리비 회부터 주문했다. 그들 말로 참가리비는 ‘호다데가이(帆立貝)’라는 귀띔. ‘대단한 진미’라는 뜻이란다.

회나 찜 혹은 구이는 1킬로그램에 3만원정도. 지난 2000년 동해안 참가리비 생산량은 무려 2,400톤. 그러나 해마다 줄어 400톤 안쪽에 머물고 있으니 값이 좀 올랐단다.

참가리비만 구입해 갈 때는 가격이 낮아지나, 이리저리 요리해 손님상에 올리는 가격이 3만원이다. 그래도 살이 실하고 큼직하니 두 세 명이 맛보기에 딱 적당한 양이다. 곧 살이 실한 참가리비가 조가비 반쪽씩 갈라져 나온다.

계절 채소가 고명으로 올라있어 보기부터 좋은데, 그 맛이 참 달다. 참가리비가 함유한 아미노산인 글리신 덕일 테지만, 바로 곁에 동해를 두고 먹는 기분에, 신선하니 더 단맛이 나는 듯하다.

맛 뿐이 아니다. 몸에도 여러모로 좋다. 참가리비에는 타우린이 풍부하게 들어있으니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한편, 혈압 정상화에도 효능이 있어 고지혈증에 효과가 있다는 설명. 고혈압 등등 건강 생각해 자제하는 이들이 부러 찾아 먹어야 할 수산물 아닌가.


참가리비나 비단가리비나 1개의 커다란 패주를 지니고 있다. 큼직한 만큼 힘이 좋아 바닷속에서 이 패주를 이용해 좌우조가비를 펄럭거리며 짧은 거리를 ‘날기도 한다’는데, 바로 이 패주가 우리가 맛있다며 주로 먹는 부위이기도 하다.

기자가 주문한 참가리비찜도 뒤따라 나왔다. 특수제작한 찜통에서 쪄냈다는데, 수저만 대면 쏙쏙 잘 떨어진다. 회보다 패주가 부픈 듯 살도 많아 보인다.

입안에 넣고 씹을수록 두툼해지는 느낌. 조가비 반쪽에 붙은 살인데도 입안 그득 찬다. 달기로도 회에 뒤지지 않는다.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이도 있고, 겨자간장에 찍어 입안으로 가져가는 관광객도 있다.

▲ 대진어촌계 활어회센터의 대진수산 씨푸드타운
한편 다른 패류처럼 참가리비 역시 양식산과 자연산의 맛 차이나 함유 영양가 차이는 당연히 없다. 어느 가리비나 비타민 B12와 철분도 많이 함유하고 있고, 항궤양성의 생리활성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강력한 항균작용까지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니 올여름 바다여행길에 일부러라도 찾아 먹을 일이다.


대진수산 씨푸드타운 033)682-4777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대진항길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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