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는 수산업의 사형선고다
한·중 FTA는 수산업의 사형선고다
  • 김병곤
  • 승인 2012.07.05 11:11
  • 호수 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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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변한 자원도 없이 수출에 의존하는 취약한 경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어쩜 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은 거부 할 수 없는 시대적 조류일수도 있다. 혹자들은 특히 한·중 FTA는 필연이라고 말한다.

이는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 중국시장의 선점효과를 노려 무역 2조 달러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추진과정에서 FTA에 대한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우리국민들의 피해를 정확하게 진단하여 추진해야 한다. 지난 1일 나타난 한·EU FTA 교역성적표에서 보듯이 숨겨진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물론 1년간 교역현황에 대한 분석만으로 한-EU FTA를 평가하는 것은 분명 시기상조임에 틀림없다. 농어업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수입 증가율 24% 수출 6%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산물은 수출이 줄어든 반면 금액은 소폭 상승했으며 일부 관세 인하 품목의 경우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냉동 오징어, 냉동 민어, 냉동 명태등 주요 현행관세를 유지하는 민감 품목이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게 되면 문제는 심각하다.

바로 이점이다. 대중어종의 단계적 관세폐지로 당장 FTA협상 초기에는 우리 피부에 와닿지 않는 다는 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수산물 수입이 늘어나면서 우리수산업은 분명 말살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우려하는 FTA의 숨겨진 진실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한·칠레, 한·EU, 한·미 FTA로 빈사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한·중 FTA체결은 다른 나라와의 FTA와 비교할 수 없는 타격이 예상된다. 참으로 우리 농어업에 처참한 일이 벌어질 것이 뻔하다.

중국은 우리와 지리적, 문화적, 생태적으로 비슷하다. 저렴한 노동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완전 개방될 경우 한국 농어업은 파멸과 식량안보의 붕괴를 불러올 것이다. 이미 중국은 한국을 겨냥해 저가 농수산물을 들여보낼 준비를 끝내놓고 있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상술과 이재, 실리의 달인이다. 그리고 짝퉁의 천국이다. 중국은 한·중 FTA 체결 후 기술력만 얻어내고 고용 창출을 위한 투자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이 거대한 중국의 경제권에 편입된다면 외교, 안보, 정치 분야에서 차례로 예속될 우려를 낳고 있다. 그래서 중국과의 FTA추진은 무역을 통해 얻을 경제적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서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불법어업에서 보듯이 우리 어업인들의 생존을 침탈하고 있지만 해결은 뒷전이다.

따라서 중국과의 FTA추진은 농어민에게는 절대적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며 종국에는 식량, 안보, 사회안전망 붕괴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지난 3일 한·중 FTA 중단 ‘전국 농어민 결의대회’가 3만명이 결집한 가운데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였다. 이들은 한·중 FTA 추진은 대한민국 수산업의 사형선고며 한·중 FTA 협상에서 수산물을 제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총궐기했다.

이처럼 한·중 FTA는 우리 농어업인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따라서 다음 정권에서 시간을 가지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대통령 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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