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불해수욕장과 우럭바위 전설
뒷불해수욕장과 우럭바위 전설
  • 김상수
  • 승인 2012.06.28 11:02
  • 호수 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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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 사천진 마을

▲ 우럭바위로도 불리는 영락대

강릉시 사천면 사천진항, 지난 1971년 12월 21일에 지정된 국가어항이나 관광객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근 400여명 어업인들의 삶터로 연 수산물 생산량은 1,000MT에 달한다는 발표다. 최근 들어서 관광지로의 개발 목적으로 국가어항다운 모습을 갖춰 가는 한편 횟집과 숙박시설 확충과 함께 길이 800미터의 백사장과 우럭바위 등 볼거리가 많아 관광어촌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마을이다.


전설 속 영락대(濚樂臺), 우럭바위

이른 아침부터 사천진항을 찾아온 단체 관광객들이 사천진항에 채취한 멍게를 부려놓는 어업인들과 수확한 멍게를 손질하는 아낙네들 옆에 죽 늘어서서 말참견들을 하고 있었다. ‘향 좋네, 먹음직스럽네, 일본산 수입멍게에 비할 바가 아니다’ 등.

잘 발라낸 멍게 살에 눈독을 들이면서인데 요즘 사천진마을 어업인들 뿐만 아니라 주머니 가벼운 관광객들에게 효자노릇 톡톡히 하는 멍게가 항 주변에 지천이다. 여기서 손질한 멍게는 바로 상쾌한 시원한 맛 그만인 ‘멍게전복물회’가 되어 손님상에 오르기 때문이다.

한편 사천진어촌계 아낙네들은 지난 2009년 한국 어촌어항협회 주관 전국 여성어업인 수산물요리대회에도 참가해 전복물회 요리로 대상을 받기도 했단다.

이런 멍게와 전복물회로 아침을 대신한 관광객들이 몰려가는 곳은 우럭바위로도 불리는 영락대(濚樂臺)가 버티고 서있는 뒷불해수욕장이다. 밖에서 불리는 명칭은 사천진해수욕장인데 사천진마을 어업인들에게는 여전히 뒷불해수욕장이다.

800미터의 밋밋한 백사장만 있다면 동해안 다른 지역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나 앞섬(장구바위)과 우럭바위가 있어 그림 같은 모양새로 연출되면서 애잔한 전설을 되새기게 하는 것. 그 전설부터 들어보자.

‘옛날 한 부자(父子)가 우럭을 낚으러 갔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의견다툼을 시작했다. 귀항 후 우럭바위에 배를 묶어두라는 부친의 말에 이미 심통이 나있던 아들은 줄을 치지 않았다던가.

▲ 한 시절 정어리가 많이 잡혔다는 사천진항 전경

그때 공교롭게 돌풍이 불어 닥쳤고 묶이지 않은 배가 뒤집혀 부자가 모두 사망하기에 이른다’는 스토리다. 우럭을 잡으러 나갔다 배를 묶어놓지 않아 죽었다 하여 ‘우럭바위’요, 선착장이 있었다 해서 ‘돌간바위’라고도 부른다던가.

그 우럭바위 한쪽에는 ‘영락대(濚樂臺)’라 새겨져 있어 관광객들을 궁금하게 하는데  ‘사천면에 살던 선비들이 이 바위에서 모임인 영락계를 열었다던가. 더불어 허균 선생의 태몽이 서려 있다는 얘기도 전해온다.


그 옛날에는 정어리가 많이 잡혀 뒷불에 정어리 공장이 즐비하여 진풍경을 이루었다는 얘기는 또 다른 전설. 대신 60여 척 어선어업인들이 새벽바다에서 잡아내는 자연산 광어와 우럭, 오징어와 양미리 등이 사철 넉넉하게 나면서 활기찬 어촌풍경을 보여주는가 하면 강원도 요트장이 있어 한 여름이면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주면서 젊은 연인들에게 인기를 끌기도 한단다.

한편 횟집촌이 시작되는 곳에 철제조각상인 창을 든 ‘머구리(전통 잠수사)’가 상어 위에 우뚝 서있어 오가는 이의 이목을 끌기도 하는데 본래 이 마을에 당시 머구리라 불리던 전통 잠수사가 많았음을 표현한 것이라는 게 김덕중 사천진어촌계장의 설명. 그 뒤를 잇듯 바닷속을 들고나며 싱싱한 수산물을 캐내는 해남(海男), 해녀 부부도 있다니 만나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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