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럭’에게 무슨 일이…
‘우럭’에게 무슨 일이…
  • 이명수
  • 승인 2012.06.21 15:03
  • 호수 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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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어업인들만 피해… 소비부진에다 생산량 적체 이어져

▲ 우럭 축제가 열린 삼길포 선상횟집들 모습. 관광객들은 특별히 우럭을 찾진 않았다

지난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충남 서산 삼길포항에서는 ‘제8회 삼길포 우럭축제’가 열렸었다. 놀거리와 볼거리에 참여하고 아름다운 삼길포항을 보면서 선상횟집에서 우럭 맛을 즐길 수 있는 축제다.

하지만 특별히 우럭 소비 촉진을 위한 축제라기 보다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참여한 즐거운 한편의 무대라는 비중이 더 높은 듯 했다.

삼길포항의 한 선상횟집 주인은 “축제라고 해서 특별히 우럭이 더 많이 소비되는 것은 아니고 손님들의 취향에 따라 횟감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판매 가격에 바가지가 없어 꾸준히 손님들이 믿고 찾는다”는 설명만 덧붙였다. 

이 지역 어디를 가도 우럭의 경우 양식산 기준 1kg 1만3000원이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이다. 하지만 서울 등 일반 횟집들의 우럭 1kg 가격은 이보다 높게 형성돼 있어 소비촉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처럼 축제 현장에서도 우럭 소비가 유별나게 많지 않은 것만 보더라도 우럭에게 무슨 일이 있긴 있는 모양이다.


수요 급감으로 우럭 가격 폭락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5월 우럭 생산량은 1869톤으로 4월보다 3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생산량 2803톤보다 33.3% 줄어들었다. 또 올 누계기준 5월말 현재 우럭 생산량은 1만1410톤으로 전년 동기 1만2280톤보다 7.1% 감소했다. 

가정의 달 등 각종 행사와 봄철 입식을 위한 출하량 증가 요인에도 불구하고 우럭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산량 즉 출하량이 감소하면 우럭 가격은 상승 기류를 타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게 현재 우럭 시황이다.

5월 우럭 산지가격과 도매가격 모두 하락 추세를 보였다. 최근들어 최저점을 형성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우럭 산지가격은(통영산 500g 기준) kg당 5025원으로 4월 5800원보다 13.4%, 전년동월 8375원 보다 무려 40.0%나 급감했다. 이는 2007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도매가격 역시 5월 kg당 8000원(인천활어시장 500~600g 기준)으로 4월 8500원보다 5.9%, 전년동월 1만2750원보다 37.3% 떨어졌다.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시세를 보였던 부산지역 활어시장에서도 하락폭이 컸고 서울 인근 하남시장의 경우 크기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5월 현재 부산 활어시장은 500~600g 기준 우럭 가격은 8375원으로 전월과 전년 대비 각각 11.8%, 30.9% 하락했다.

지금 우럭 시장은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소비위축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폭락장세는 출하 적체가 해소되지 않은 것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요감소에다 생산물량이 제때 유통되지 못한 게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출하 적체는 4월 우럭 생산 동향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4월한달 우럭 생산량은 2867톤으로 3월 한달 1965톤보다 45.9% 증가했고 1~4월 생산량은 9541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16.7% 늘어났다.

이 때문에 생산량 급증에 따른 출하 적체로 가격하락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면서 5월 그 여파가 최악의 가격폭락세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문제는 양식어업인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양식장에서 자라고 있는 양성(養成) 상태의 우럭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소비부진탓으로 원활한 출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비싼 사료비 충당 등 어업인들이 양식 비용 증가로 심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산지가격은 폭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지 우럭가격이 산지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있어 우럭 소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 피해는 양식어업인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6월 이후에는 우럭 치어 입식 시기를 맞아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생산량(출하량) 증가가 예상돼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식어업인들은 치어 입식에 대비 빈 가두리 확보를 위해 산지에서 출하를 늘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출하 적체 물량이 많은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우럭 가격은 전반적인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수협이 우럭 소비촉진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우럭의 약세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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