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구워진 생선의 놀라운 맛
잘 구워진 생선의 놀라운 맛
  • 김상수
  • 승인 2012.06.14 13:16
  • 호수 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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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 어업인들이 단골

▲ 어부촌 맛주인공 최명순 씨

강원도 주문진항 ‘어부촌 생선구이’

주문진에서도 어업인들이 단골인 듯 가는 맛집이 있다 했다. 우연히 만난 영진호 자선장에게 이끌려 찾아간 집이 주문진 초입에 위치한 모듬생선구이 전문점 어부촌이다.
주문진항 주변에는 유난하다 할 정도로 생선구이 전문임을 내세운 음식점이 많다. 생선구이, 관광지에서 먹기는 참 평범한 메뉴 아닌가.
그럼에도 계절 따라 가장 많이 나는 생선을 구워내기에 부담 없는 값. 연중 인기몰이를 한다는데, 값도 그렇지만 우선 그 맛이 그만이기 때문이란다.


생선 따라 다른 구이방법

‘아니, 매일 생선을 잡는 어업인들이 웬 생선구이?’할는지도 모르는데, 배에서 직접 해먹기 어려운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생선구이라던가.

배에 싣고 다니는 프로판가스 센 불로 갓 잡아낸 생선을 구우면 겉은 타고 속은 덜 익기 때문이라는 게 영진호 자선장의 설명이다. 꾸들꾸들 잘 말려낸 생선을 적당한 세기의 탄불에 구워야 비로소 제 맛이 나는 게 생선구이라고 덧붙이면서다.

“선장님 말씀이 옳아요. 탄불에 구워 내야할 생선이 있고, 오븐에서 먼저 구운 뒤 탄불을 잠깐 쏘여줘 구수한 맛을 내야할 생선이 따로 있지요. 그래야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기름기 좔좔 도는 구이가 되는 겁니다.”

온전한 주문진 토박이이자, 어부촌의 맛집 주인공인 최명순 씨(61)의 설명인데 당연히 굽는 방법에 따라 맛 차이가 나겠지만 그 보다 ‘먼저 할 일이 계절에 맞춘 신선한 생선의 선택’이라 했다.

꽁치 철엔 꽁치를, 임연수어 철엔 임연수어 등등을 주재료로 한다는 얘기인데 바로 곁에 강릉시수협 주문진위판장이 있기에 생선구입에 어려움을 모른단다.


접시에 담겨 나온 생선은 모두 네 종류. 흰살 생선 두 마리와 붉은살 생선 두 마리의 절묘한 배합 아닌가. 제철 맞은 꽁치와 가자미, 열기(붉볼락)가 먼저 눈에 띄고 연중 손님상에 올라간다는 자반고등어도 큼지막하다.

열기 한 점을 뜯어낸다. 겉은 바삭한데, 속살은 촉촉하다. 생물인 까닭이요, 먼저 오븐에서 굽고 약한 탄불에서 다시 재벌구이를 했음이다. 꽁치도 마찬가지. 대도시 대형마트에서 구입해 구운 꽁치와는 육질부터 다르다.

꾸들꾸들 잘 말려낸 가자미와 자반고등어는 다음 차례. 이른 아침에 강릉시수협 주문진위판장에서 받아온 싱싱한 생선으로 만든 구이가 있으니 맛보는 순서에서 밀리는 것인데, 맛까지 밀리는 것은 아니다.


어부촌 식탁에서의 ‘밥도둑’은 이런저런 생선구이 뿐만이 아니다. 최 씨가 대를 이어가며 배운 대로 직접 담근 주문진 전통 수산식품이 올라있기 때문이다.

새콤한 맛으로 입맛을 당기는 ‘가자미식해’가 유혹하는가 하면, 명태아가미로 시원한 맛을 더한 ‘서거리깍두기’가 순서를 기다린다. 구이가 입에 짜다싶으면 심심하게 끓여낸 미역국을 그릇째 들어 마시면 된다. ‘무한리필’이라니 주방 눈치 볼 것도 없다.

▲ 주문진항 입구 어부촌 생선구이 전경
“머리와 몸에 좋은 DHA성분이 많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고등어와 꽁치 구이를 식탁에 올리고 싶은 주부가 저뿐이 아니죠, 문제는 아파트 가스 불에 구을 때 나는 냄새입니다. 가정용 화덕이 있으니 베란다에서 조리할 수도 있지만, 역시 냄새 때문에….” 옆자리 관광객의 말인데, 하여 부러 가족끼리 이 집을 찾아와 신선한 재료로 조리한 생선구이를 실컷 먹고 간다 했다.

어부촌 생선구이    033) 662-8352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교향리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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