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중국 수산현장, 이야기한들 누가 믿을까?
내가 본 중국 수산현장, 이야기한들 누가 믿을까?
  • 수협중앙회
  • 승인 2012.05.24 11:34
  • 호수 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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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국 강구수협 조합장

5월 2일, 중국과의 FTA 협상개시가 선언되면서 그동안 말로만 떠들던 중국과의 FTA가 현실로 다가왔다. 협상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아무튼 시작한 이상 우리나라 수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위기감이 현실화되고 있다.

마침 이때 수협중앙회에 설치되어 있는 한중 FTA 수산업대책위원회에서 5월 14일부터 17일까지 3박4일간 중국 산동성 연태, 봉래, 영성, 청도 지역의 양식장과 수산가공공장 등 수산현장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산동성은 중국 연안에 위치한 성 중에서 수산물 생산량(784만톤, 2010년)이 가장 많고, 우리나라 수산물 생산량(311만톤)의 2.5배에 이르는 거대한 어업생산 지역이다.

그동안 한중 FTA 수산업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거대한 중국 수산업과 경쟁해서 이길 수 없다는 막연한 생각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중국 수산업현장조사를 통해 심각한 현실을 직시하며 다시한번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지 않았던가? 자료상으로만 알고 있던 중국수산업을 직접보고 나니 입이 절로 벌어졌다. 할 말을 잃었다.

예를 들면 직접 확인한 해삼양식장에서는 2년전 100만평이 넘는 바다에 제방을 쌓아 오로지 해삼만을 생산하고  이 해삼을 가공하여 부가가치를 높인 상품판매까지 모든 과정이 한 회사내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해삼의 종묘 생산에서부터 양식, 가공, 내수판매까지 수직통합 형태로 기업을 운영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같은 회사가 수출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특히 회사내 보세구역까지 지정되어 있어 원물을 수입·가공하여 재수출할 경우 세금이 면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품목별로도 세제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취급하고 있는 어종도 우리나라와 대부분 동일한데다가 HACCP 인증을 획득하는 등 수출품의 안전성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더 위협적인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원물이 가공되어 미국, 일본 등에 수출되고 있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로 역수출하는 경우도 있고 앞으로는 그 물량을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그들의 자신감이다.

▲ 중국 청도 해삼양식장
여기에다 토지(바다사용권)를 아주 싼값에 30~50년간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어 생산비용이 저렴하며 생산단가는 우리나라의 1/3이하 수준이다. 생산규모가 엄청나다보니 단위당 생산단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이렇듯 가격, 품질, 안전까지 경쟁력에서 월등한 중국 수산업 현장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이에 한중 FTA 협상대상에서 수산분야를 제외해 줄 것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이를 막아내지 못하면 우리 수산업은 문을 닫고 중국에 우리 바다를 고스란히 넘겨주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정부당국과 수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이 내용은 꼭 전하고 싶다. “현재 중국에는 1개 회사가 해삼을 키우기 위해 100만평이 넘는 바다에 둑방을 쌓고 오로지 해삼만을 생산하고 있다.” 이 내용을 믿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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