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랄·단백질의 집합체 홍합
미네랄·단백질의 집합체 홍합
  • 김상수
  • 승인 2010.01.14 17:06
  • 호수 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아이들도 좋아하는 홍합구이

▲ 자연산 홍합
홍합. 속살이 붉은 색을 띠니 홍(紅)이요, 조가비가 있으니 합(蛤)이다. 자산어보에서 밝힌 옛 이름은 담채(淡菜). 이렇게 보면 단순하지만 어촌마다 다르게 불리기도 하니 사람들이 종종 헷갈려 한다. 섭 혹은 섭조개라거나 담치·합자라 부르기도 하고 경남지방 저자에서는 열합(十蛤)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이름만큼이나 요리해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게 술꾼들이 포장마차에서 속 풀이 음식 혹은 안주로 즐겨 찾는 탕. 그러나 이들이 맛보는 것은 대부분 진주담치라고도 부르는 지중해담치다.

‘예봉 아래 더부룩한 털이 있으며 속살은 붉은 것도 있고 흰 것도 있다. 그 맛이 감미로와 국에도 좋고 젓을 담가도 좋으나 말려 먹는 게 가장 이롭다’는 것은 자산어보에서 홍합에 대해 밝힌 내용 중 일부.

▲ 술안주로 좋은 홍합찜
이런 홍합에는 사람의 몸에 이로운 영양소가 많고 맛도 좋아 수라 상에도 버젓이 올랐으니 바로 홍합초다. 이 홍합초는 손질한 홍합을 나무 꼬챙이에 꽂아 말려 단장물에 윤기가 흐르도록 조려낸 음식. 이런 호사까 지는 아니더라도 제대로 된 홍합 맛을 볼 수 있는 어촌이 많다. 울릉도가 본고장인 홍합밥이 그렇고, 강원도 양양의 홍합죽이나 홍합찜도 별미다.

홍합죽은 강원도로 가면 ‘섭죽’이라 주문해야 한다. ‘맑은섭죽’도 있고 된장 혹은 고추장으로 간을 한 섭죽도 있으니 입맛 따라 고르면 되는데 함께 들어가는 온갖 야채 중 빠지지 않는 게 부추다. 쫄깃하게 씹히는 홍합속살과 향긋한 부추가 내는 향이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 게다가 콩나물과 버무려 매운 양념으로 맛을 낸 홍합찜과 홍합구이는 술안주로 그만이다.

홍합은 비타민과 미네랄, 단백질 덩어리다. 특히 옛 중국인들은 홍합을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 불렀는데 이는 홍합을 많이 먹으면 살결이 예뻐진다는 속설에서 비롯되었다던가. 먹으면 예뻐진다는 이 홍합이 제철을 앞두고 있다.  

취재협조 : 섭죽마을(속초 033-635-427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