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떠오르는 명소
예술작품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떠오르는 명소
  • 배병철
  • 승인 2012.01.19 14:42
  • 호수 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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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 대평리


경남 통영의 동피랑마을, 강원 동해의 논골담길에 견줄만한 마을에 제주에도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 제주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린 올레길.

그중에서도 올레 8코스가 끝나고 9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인 대평포구가 있는 이곳 대평리는 2009년부터 제주의 작가들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마을 안길과 포구를 다채로운 미술작품들로 꾸미면서 작고 소박한 포구마을이 일명 ‘아트올레길’이라 불리며 올레꾼들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그러면서 영화배우 장선우씨 부부가 운영하는 물고기 카페를 비롯한 아기자기한 카페들과 여느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게스트하우스들도 들어서기 시작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버스 정류장 옆 건물 벽면에 있는 흥미로운 마을 안내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예가 윤덕현씨가 자연석 판석에 전각과 도자기 기법을 활용해 지도를 그리고 마을의 지명과 상징물 등을 길상문양과 상형문자 등으로 새겨 넣은 것으로 마치 영화 속에서 본 듯한 보물지도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을 삼거리 공터에는 이인호 작가가 콘크리트와 타일로 만든 네모, 세모, 원 모양의 ‘아트벤치’와 정자로 마을 주민들의 쉼팡(쉼터)을 꾸며놓았다. 건물 벽에는 마을의 특산물인 마늘꽃과 야생화를 그려넣은 ‘아트벽화’와 ‘아트간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집집이 전각으로 새긴 ‘아트문패’도 눈에 띈다. 

포구로 가는 해안길에는 이승수 작가가 쇠 그물망과 자연석으로 해녀 상을 표현한 설치작품 ‘숨비소리’가 바다를 등지고 서있다. 포구에 들어서면 색다른 미술품들이 올레꾼들의 눈을 호강시킨다.

이승수 작가가 대평리  포구 등대에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설치한 소녀상, 고순철 작가가 3년간 모은 소라와 보말 등 어패류 껍데기를 붙여 만든 20m 길이의 보들락(물고기) 벽화, 제주의 정낭을 재해석한 송창훈 작가의 조명탑 설치미술 등이 여느 미술관 못지 않다.

포구 언덕길에서는 양지영 작가가 대평리 상징인 용의 형상을 타일로 붙여 만든 아트 벽화 ‘포구길 조형물’과 만난다. 방파제에는 마을 주민 초상, 물질하고 있는 해녀들, 수중 풍경, 올레꾼 등 마을 역사와 함께 한 이들 모습이 130m 대형벽화에 담겨있다.

이 작품들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마을미술프로젝트추진위원회가 2009년부터 지원해온 ‘마을미술프로젝트’의 일부로 지난 해 이곳에서 진행한 ‘올레길-아트 all 來’(오고 싶은 길, 초대하고 싶은 길)의 결실이다.
윤덕현(서예), 고순철(서양화), 송창훈(조각), 양지영(서양화), 이승수(조각) 등 현지 작가 그룹 제이피에이(JPA)가 주민과 소통하며 만든 것이라고 한다.

예술작품들만 감상하며 지나기엔 뭔가 많이 아쉬운 듯한 느낌이 있다면 대평포구에서 바다를 향해 눈길을 돌려보길 권해본다.


대평리의 상징이라 불리는 박수기정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수’는 암반에서 일년 내내 맑은 샘물이 솟아나와 이 물을 바가지로 마신다는 의미이며 ‘기정’은 벼랑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다.

병풍같이 늘어서 있는 박수기정을 바라볼 때는 잠시 넋을 놓아도 좋을 듯 하다. 박수기정 꼭대기는 너른 들판이라 이곳에 올라서 보는 경관 또한 넋을 앗아가기에 충분하다고 하니 제주여행의 또다른 진가가 이곳에 숨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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