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 바다향기 가득한 쫄깃한 벌교꼬막
입속 바다향기 가득한 쫄깃한 벌교꼬막
  • 김병곤
  • 승인 2011.11.17 11:45
  • 호수 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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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정식전문 홍도회관



다양한 요리 한 상 가득 꼬막잔치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인 벌교는 주먹의 고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벌교꼬막 맛은 주먹자랑보다도 훨씬 더 유명하다. 벌교꼬막은 이미 고유명사화 돼 있을 만큼 꼬막하면 벌교를 연상시키고 있다. 그 가운데 쫄깃쫄깃한 참꼬막 맛은 그야 말로 진미일품이다. 참꼬막은 찬바람이 부는 11월부터 3월까지 제철이지만 산란기를 앞두고 있는 4·5월에도 붉은 속살이 기름져 깊은 맛이 난다.


벌교 참꼬막은 벌교읍에 소속된 장도, 장암, 대포를 비롯 고흥군의 동강, 남양, 과역, 점암면 일대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고흥반도와 여수반도가 감싸는 벌교 앞바다인 여자만(汝自灣) 갯벌은 모래가 섞이지 않고 오염되지 않아 꼬막 서식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더구나 이 곳에서는 뻘 배를 타고 꼬막을 잡는다.

나무판으로 만든 뻘 배로 아낙네들은 발이 푹푹 빠지는 곳에서 빗처럼 생긴 도구로 꼬막을 잡아낸다. 그래서 배를 이용해 형망으로 채취하는 새꼬막과는 맛은 물론 상품가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 지역 사람들은 참꼬막을 제사상에 올린다 해서 제사꼬막이라 부르기도 한다. 잔치집에서도 참꼬막이 상에 오르지 않으면 잘 먹었다는 소리를 하지 않을 정도다.


또 “감기 석 달에 입맛이 소태 같아도 꼬막 맛은 변함없다”고 전해질 정도로 이 지방 사람들은 누구나 꼬막을 즐기며 귀하게 여긴다.

요즘 찬바람이 불면서 벌교에는 꼬막 맛을 보기위해 관광객들이 분주하다. 벌교에는 꼬막을 전문점으로 하는 곳이 40여 곳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20여년이 넘게 문을 열고 있는 꼬막 전문점이 바로 ‘홍도회관’이다. 이 집은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등 많은 언론매체에도 소개된 곳으로 꼬막의 원산지인 벌교읍 장도리 출신인 서권식(57)·유명숙(50)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장도 신개 어촌계장인 서권식 계장은 직접 꼬막을 캐며 어장을 관리하고 유명숙 사장은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꼬막요리를 그대로 재현하며 푸짐한 상차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꼬막을 데친 통 꼬막은 물론 막걸리 식초에 야채에 버무린 회 무침, 간장에 참기름장을 듬뿍 얹은 양념꼬막, 호박을 넣고 끓인 꼬막된장국, 계란을 풀어 전으로 부친 꼬막전 등이 잇달아 나온다. 한 상 가득 꼬막잔치가 펼쳐진다.


정갈하고 맛깔스런 밑반찬도 20여 가지나 된다. 큰 그릇에 꼬막 회 무침을 밥과 섞어 함께 비비면 한입 가득 새콤달콤한 맛이 퍼진다. 참꼬막의 쫄깃쫄깃한 맛의 향기가 그대로 몸에 전해진다.

이명숙 사장은 “어렸을 때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식구들에게 차렸던 밥상처럼 늘 손님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있다”며 “재래 김에 싸먹는 꼬막 쌈 등 어릴 적 먹었던 입맛을 손맛으로 바꿔 고객들에게 다양한 맛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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